이번주 영화가에는 ‘수상한’ 영화 두 편이 개봉해 눈길을 끈다.‘수상한 고객들’과‘수상한 이웃들’이 14일 개봉됐다.
‘수상한 고객들’은 류승범, 성동일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무장했다. 우울한 기러기 아빠 오부장(박철민)과 까칠한 소녀가장 소연(윤하), 입만 열면 욕설을 내뱉는 청년 영탁(임주환)과 억척 과부 복순(정선경)까지. 이 네명이 영화속의 ‘수상한 고객들’이다.
보험업계 최고의 보험왕을 내다보고 있는 배병우(류승범)가 어느날 고객의 자살방조혐의로 인생 최대 위기에 놓이고 그들(수상한 고객들)을 찾아 나선다. 자살 위기에 놓인 고객들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병우는 온갖 감언이설과 허세를 총동원하며 고군분투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그들의 순수함과 가족애에 점점 감화되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고객의 자살을 막아야 하는 보험왕 배병우의 삶에서 오는 유쾌함과 자살을 통한 삶의 의미도 엿볼수 있다. 특히 어느 때보다 물이 오른 류승범의 연기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수상한 고객들’만큼 ‘수상한 이웃들’도 있다. 사법시험에 줄곧 낙방하던 종호(박원상)는 고시생 생활을 청산한 지 1년만에 지방신문 취재기자로 입사한다. 개장수(정경호)를 고발한 기사로 ‘특종’을 냈지만 기자 생활은 고단하다. 아내 미라(전미선)는 그를 무능력자 취급하고 이상야릇한 분위기의 옆집 여자 혜경(윤세아)은 종호에게 호감을 보인다. 고발당한 개장수는 종호를 협박한다.
‘수상한 이웃들’은 종호를 둘러싼 이웃들의 기막힌 해프닝을 그리며 종호의 수난시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종호가 당하는 ‘수난’들은 주변인들로부터 나오지만 그들의 말도안되는 수난과 해프닝은 주변의 유쾌한 인물을 떠올리게 한다. 수상한 이웃들의 사연이야 기구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유쾌하다.
1997년 작품 ‘박대박’으로 판사 아버지와 변호사 아들의 관계를 코믹하게 풀어냈던 양영철 감독은 14년만에 영화계에 컴백해 녹슬지 않은 소소한 웃음을 살려냈다.
한편 못난 아빠의 처절한 복수극을 담은 김승우 주연의 ‘나는 아빠다’도 개봉했다. 강력반 형사 종식(김승우)가 지키는 딸 민지(김새론)는 심장병을 앓고 있다. 딸의 수술비가 필요한 종식은 범죄집단과 손 잡고 무고한 사람을 살인자로 몰기도 한다.그 사이 종식에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상만(손병호)는 교도소에서 출소한다. 상만이 수감된 동안 그의 딸은 죽고, 아내는 자살을 기도한다. ‘나는 아빠다’는 바로 이 비탄에 젖은 아버지들의 절박한 대결을 그린다.
가수 이준, 티아라 지연이 더빙한 ‘노미오와 줄리엣’도 관객들의 눈길을 끈다. ‘노미오와 줄리엣’은 만화로 더빙한 3D 애니메이션이다. 파란 요정 노미오(이준 더빙)와 빨간 요정 줄리엣(지연 더빙)은 우연히 사랑에 빠지지만 둘의 사랑을 방해하는 세력에 의해 정원 전쟁을 벌인다.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이지만 최대한 사실성을 살린 부분을 눈여겨 봐야 한다. 캐릭터를 석상으로 만든 특징을 살려 걸을때는 쨍강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죽을때는 산산조각 나고 만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지만 아이돌(이준, 지연) 더빙으로 청소년의 흥미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