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패...이시하라, 日지진 천벌 망언에도 4선 성공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 민주당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 달만에 실시한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일본 국민이 강진과 원전 수습과정에서 우왕좌왕한 간 총리 내각에 등을 돌린 셈이다.
12곳의 도지사(현지사)와 4곳의 시장, 41개 현 지자체의 현의원을 선출하는 제17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했다고 주요 현지언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야 간 맞대결이 벌어진 도지사 선거 3곳에서 민주당은 전패라는 쓴맛을 봤다.
관심이 집중됐던 도쿄도의 경우 자민당 지원을 받은 이시하라 신타로 현 지사(무소속, 사진)는 ‘일본 대지진은 천벌’이라는 망언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원의 와타나베 미키 후보를 큰 표차로 누르고 4선에 성공했다.
홋카이도에 자민당 추천으로 입후보한 다카하시 하루미 후보도 집권 민주당 추천을 받은 기무라 도시아키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미에현 지사 선거에서도 자민당과 공명당이 지지한 스즈키 에이케이 후보가 접전 끝에 민주당이 추천한 마쓰다 나오히사 후보를 1만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민주당은 41개현 지자체 현의원 선거에서도 시종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6월 참의원 총선에서 대패한 이후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사실상 완패하면서 간 총리의 조기퇴진론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요미우리 신문이 지난 1~3일 실시한 전국 전화 여론조사 결과, 일본 국민들의 69%는 원전 사고 대처 과정에서 간 총리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응답자의 19%는 간 총리의 조속한 퇴진을 요구했고 31%는 정기국회가 끝나는 여름까지만 총리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간 총리가 법으로 금지된 정치헌금을 건넨 재일한국인 K씨에게 입막음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간 총리의 운신의 폭은 한층 좁아졌다.
주간지 슈칸분슌에 따르면 간 총리는 동일본 대지진 발생 다음날인 3월 12일 정치헌금을 준 재일 한국인 K씨에게 전화를 걸어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하고 싶다”고 다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