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감원장 "은행, 해외시장으로 눈 돌려야"

입력 2011-04-08 11:55수정 2011-04-0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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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자산증가율을 경제성장률 범위 내에서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과도한 외형확대 경쟁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대출고객은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은행들은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고 나가야 한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7일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들이 국내에서 과도한 외형확대 경쟁은 억제하고 해외로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산은금융지주 강만수 회장이 계획하고 있는 메가뱅크론과 뜻을 같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 회장은 지난 1일 산업은행 창립 57주년 기념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일류국가를 도약하는데 버팀목이 되도록 세계로 뻗어가는 은행이 되야한다”고 강조했다.

산은금융지주는 이미 지난달에 나왔어야 하는 사업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금융당국의 의중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후 강 회장의 메가뱅크론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명분이 필요했던 상황. 일방적으로 산업은행에 대한 지원을 해줄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은행의 과당경쟁은 제재하면서 시선을 자연스럽게 해외로 돌리는 방안을 택한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덩치만 키우는 것은 누가 못하겠느냐”며 “어떻게 시장에서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의 과당경쟁 제재에 나선 권혁세 위원장은 자연스럽게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며 해외감독당국과의 협력강화, 제도개선 등을 통해 은행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강 회장도 “당국이 각본을 쓰면 배우 역할을 하겠다”고 금융당국과 말을 맞춘 바 있다.

현재, 정책금융기관이 통폐합 및 개편이 예고되고 있어 향후 금융당국과 산은금융지주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권 원장은 검사조직이 강화된 금감원의 조직개편을 예고했다. 은행과 비은행 검사담당 부원장보를 신설하고 업권별로는 검사국을 둔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상시감시팀을 두고 이상징후가 발생했을 경우 수시검사하고 기동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권 원장은 최근 LIG그룹의 부실 계열사 ‘꼬리 자르기’를 언급한 뒤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때나 여신심사 때 계열사를 우대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카드, 퇴직연금, 랩 등에서 과당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검찰이 스캘퍼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ELW 시장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4월까지 적기시정조치 등을 하고 6월말까지 매각 대상자를 정하는 등 후속 절차를 밟은 뒤 7월부터는 정상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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