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무난함이 최고 강점… 출력은 아반떼에 뒤져 ‘아쉬움’
한국토요타는 지난 주말 강원도 평창에서 코롤라 시승행사를 열었다. 이날 만난 나카바야시 하야오 한국토요타 사장은 “45년 간 세계에서 인정받는 ‘토털 밸런스’ 코롤라의 진면목을 한국고객들에게 선보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 세계서 3700만대가 팔린 차. 명성이 높다보니 기대치도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코롤라의 첫 인상은 이런 기대와는 달리 다소 무난(?)했다.
전체적으로 심플한 외관 중 앞부분에선 헤드램프가 눈에 띄었다. 매끄러운 디자인이 생동감을 느끼게 했다. 여기에 날렵해 보이는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조화를 이뤘다.
뒷부분 역시 매끈한 디자인의 테일램프가 가장 눈에 띄었다. 헤드램프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다. 옆모습은 차 전면에서 후면까지 일체감 있는 부드러운 라인을 형성해 전진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전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540×1760×1465mm이며, 휠베이스는 2600mm다.
특히 뒷좌석에 컵 등을 올려놓을 수 있는 공간을 배치해 가족들과 여행 시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폴딩 기능이 있어 가족 여행 시 많은 짐들을 적재할 수 있도록 했다. 트렁크는 일반 골프백 4개를 넣을 수 있는 470리터를 확보했다.
코롤라는 1.8리터 직렬 4기통 듀얼 VVT-i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최고출력 132마력, 최대토크 17.7kg·m을 확보했다. 연비는 1리터당 13.5km다.
다만 같은 준중형급인 현대차 아반떼와 폭스바겐 골프가 각각 6, 7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는 것에 비하면 다소 진부한 느낌이다.
코롤라의 진면목을 느끼기 위해 시승에 나섰다. 시승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정동진까지 이어진 약 60km의 구간에서 이뤄졌다.
나카바야시 사장은 시승 전 “코롤라는 ‘패밀리카’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코롤라는 정숙성에 신경을 많이 쓴 듯했다. 엑셀 페달을 세게 밟아도 소음이 귀에 거슬리지 않았다. 동승자 역시 “생각보다 소음이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시승 도중 과속방지턱이 많아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생각보다 브레이크 응답성이 빨라 부드럽게 방지턱을 넘어갈 수 있었다.
다만 순항 시 회전수 2000rpm에서 100km/h가 못 미친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이는 출력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연비 저하로까지 이어지는 부분이다. 이에 반해 1.6리터급 엔진을 쓰는 아반떼는 최고출력 140마력, 연비 1리터당 16.5km를 보여준다. 1.8리터급 코롤라가 배기량은 크지만 출력 및 연비 등에서 오히려 아반떼에 뒤지는 셈이다.
코롤라엔 액티브 헤드레스트, 6개의 에어백 시스템, 미끄럼 방지 기능(VSC), 브레이크 잠김 방지 장치(ABS) 등이 탑재돼 운전자의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 요즘 국산차들이 비교적 많은 편의 및 안전장치를 장착하고 있지만 코롤라는 딱 필요한 부분만 탑재한 느낌이 크다.
시승을 마치고 나니 나카바야시 사장이 언급한 ‘토털 밸런스’의 의미가 이해가 갔다. ‘과유불급’이라 했다. 코롤라는 넘치게 화려하진 않지만 가장 중요한 기본에 충실하다. 주행성, 안정성, 편의성 등 모두 딱 필요한 만큼 갖춰 토털 밸런스를 보여준다. 튀는 부분은 없지만 단점도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확실한 건 가족들과 타기엔 충분하다는 것.
한편 코롤라의 국내 출시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기본형 2590만원, 고급형 29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