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직후 과다출혈로 목숨이나 자궁을 잃는 '출산 공포'가 사라질 전망이다.
산후 과다 출혈로 산모의 목숨이 위태로워지면 지혈을 위해 대부분 자궁절제술을 시행해 왔는데 최근 사타구니에 작은 도관을 삽입해 자궁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하는 골반동맥색전술의 안전성과 효과성이 국내 한 연구팀에 의해 입증됐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신지훈 교수팀은 지난 2000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산후 출혈로 골반동맥색전술을 실시한 산모 225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 중 86%에서 추가적인 치료나 수술 없이 한번의 시술로 산후 출혈이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다른 인터벤션 시술처럼 골반동맥색전술도 반복적으로 시행할 수 있어, 반복적인 시술을 포함하면 89%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또한 추가적으로 반복적인 골반동맥색전술 또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포함할 때 전체적으로 97.8%의 산모에서 산후 출혈이 치료됐다. 골반동맥색전술 후 추적관찰을 한 113명의 환자 중 110명에서 정상적인 생리가 시작됐고 이 중 11명은 정상적인 임신을 할 수 있었다고 신 교수팀은 전했다.
신지훈 교수는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제36차 미국 인터벤션 영상의학회(Society of Interventional Radiology)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했고 29일에는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그는 "골반동맥색전술은 기존의 자궁절제술에 비해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며 비교적 간편하고 안전한 최소 침습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여성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자궁을 보존해 출산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