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보다 더 재미있는 '코미디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이야기다.
지난 25일 KLPGA 수장으로 선출된 구옥희 신임회장이 회장선출 절차상 문제로 4일만에 사퇴했다. KLPGA 사무국은 선종구 전 회장이 이사진과 갈등을 빚다가 사퇴한 뒤 임시총회를 열어 한명현 수석부회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뽑았다가 하루만에 대의원 정적수 미달로 사퇴한데 이어 구옥희를 신임회장으로 선출했으나 이역시 대의원 정족수 부족으로 회장 당선이 무효가 된 것.
구옥희 새 회장을 선출한 임시총회가 정족수 미달로 회장 선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서는 대의원 56명 중 28명이 참석해야 되는데 이날 임시총회에는 27명의 대의원만 참석했다.
당시 임시총회에 참석했던 대의원들은 17명의 위임장을 받았기 때문에 정족수를 채웠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앞서 열린 정기총회 안건에 국한된 것이어서 임시총회에서는 효력이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구옥희 회장과 함께 선출된 강춘자 수석부회장도 사퇴해 회장단을 다시 뽑아야 하는 상황이다.
협회 회원은 무려 1445명. 기업으로 보면 작지 않은 규모의 기업에 해당되는 규모다. 그런데 이렇게 회원수가 많은데도 대의원 누구나하 정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정족수 문제로 회장이 2명이나 낙마했다는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사무국도 문제다. 회장단을 보필해 회의를 주관하거나 업무를 관장하는 전무이사를 비롯해 사무국장 등 임직원들의 업무처리 미숙에 대해 골프계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편 선종구 회장 사퇴이후 협회 이사회는 회장 및 부회장단의 일괄사표는 받아내고도 살림살이를 도맡은 전무 및 사무국장은 사표를 받아내지 못해 결국 이사진도 도매금으로 무능함을 보였다는 것이 회원들의 중론이다.
협회는 25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31일 임시총회를 통해 새 회장단을 선출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