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신공항이 30일 백지화됨에 따라 한나라당 지도부 교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동남권신공항 건설은 한나라당의 총·대선공약이었던 만큼 안상수 대표, 정두언 최고위원 등 전면 재검토를 주장해 온 당 지도부 의원들에 대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우선 신공항 문제는 4·27재보선과 내년 총·대선 표심과 맞물려 있어 당 내에서도 입지 조사결과 발표 전부터 논란이 불거진다. 이미 ‘밀양이냐 가덕도냐’ 문제를 떠나 백지화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대구가 지역구인 이한구 의원은 30일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공약을 예사로 뒤집는 사람이 당 지도부에 있으면 그런 당이 어떻게 선거를 치룰 수 있느냐”며 “기본이 안 된 사람들은 지도부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남 의원들의 집단 탈당설과 관련 “영남 의원들은 한나라당에 애착이 많은데 왜 우리가 떠나야 하느냐. 지도부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원진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서 “탈당해야 할 당사자는 우리가 아니다. 정부 여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공감했다.
갈등을 조정 중재해야 할 여권 수뇌부가 무능과 무기력증을 드러내면서 국론 분열과 혼란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대구지역 의원들은 신공항 무용론과 관련, 안상수 대표의 사과 및 정두언 최고위원과 안형환 대변인의 당직 사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해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신공항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 갈등은 가덕도 유치를 주장하는 부산지역 의원들과 밀양 유치를 주장하는 대구, 경북, 경남 지역 의원들 간 대립 양상을 보이다 수도권까지 확산된 모양새다.
이와 관련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사실 신공항은 당장 안 해도 큰 일이 아니지만 표가 걸린 해당 지역구 의원들에게는 치명타가 될 것”이라며 “현 지도부 체제 중심이 아닌 구조적 시스템을 개편해 당에 활력을 불어넣지 않으면 재보선에서도 큰 타격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