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리비아 영공의 ‘비행금지구역’ 설정ㆍ운용에 나서기로 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이레째 상주대표부 대사급 북대서양위원회(NAC)가 열린 24일 밤 성명을 통해 “(28개) 회원국이 리비아 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시행(enforce)하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명에서 “우리는 카다피 정권의 공격으로부터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광범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의 일부로서 행동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뉴스통신 로이터는 또 라스무센 사무총장이 비행금지구역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나토가 자위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해 카다피 친위부대로부터 대공포 등의 공격을 받았을 때 이를 타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라스무센 사무총장은 그러나 “당분간 (프랑스, 영국,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 작전과 나토의 작전이 존재할 것”이라면서 나토에 더 광범위한 역할을 부여하기 위한 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등이 전격적으로 개시한 군사작전의 지휘권을 당장 나토가 떠안는 대신 이와 별도로 ‘소극적’인 비행금지구역 운용에 나서 일단 이원화 구조로 작전을 펼치되 상황을 보면서 이를 통합하는 단계적 수순으로 절충이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라스무센 사무총장이 성명에서 비행금지구역 작전권 ‘인수(take over)’대신 ‘시행(enforce)’ 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도 이러한 이유로 보인다.
이에 앞서 그동안 나토의 리비아 작전지휘권 인수에 반대해온 터키가 정부가 “우리의 요구조건이 수용됨에 따라 나토가 대(對) 리비아 군사작전을 지휘하게 됐다”고 밝혀 이날 NAC에서 완전한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회의 도중 AFP 등 일부 외신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나토가 지휘권을 행사하는 데 원칙적 합의가 이뤄졌다”,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내주 월요일, 화요일에 지휘권을 넘겨받을 것”이라고 전해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원칙적 합의’를 구체화할 각론, 구체적으로 작전의 범주와 지휘권 행사 시점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했고 결국 ‘이원화 후 통합’이라는 선에서 절충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NAC는 나토의 최고의사결정기구로 나토가 특정 분쟁에 개입하려면 28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