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현대차에 862억원을 배상하라고 한 1심 판결이 원·피고 양측의 항소 포기로 최종 확정됐다.
22일 서울중앙지법과 경제개혁연대 등에 따르면 `정 회장과 김동진 현대 모비스 부회장이 현대차에 862억여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1심 판결에 양 당사자인 현대차와 회사 소액 주주들이 항소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지난 7일 판결문을 송달받고 민사소송법상 항소기간인 2주를 넘겨 판결이 확정됐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판결 후 정 회장 측이 글로비스 지분을 합리적인 기간 내 처분해 미래의 이해상충 소지를 해결하고, 시장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1심 판결에서 재판부가 회사기회 유용 부분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이 있지만 최근 이와 관련한 상법 개정이 이뤄졌고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모범 사례를 축적하는 데 의미를 부여해 소송을 종결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소액주주 등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글로비스에 부당하게 물량을 몰아주고 글로비스 설립 당시 출자지분을 현대차 대신 정 회장 부자가 취득하게 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507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2008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글로비스에 부품단가를 인상해주거나 물량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부당지원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정 회장에게 배상 책임을 물었지만 `정 회장 부자의 글로비스 출자지분 취득이 회사의 기회를 유용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