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건설 어쩌다가 법정관리까지…

입력 2011-03-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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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그룹 계열인 LIG건설이 전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아파트 분양사업에서 미분양이 쌓이며 자금난이 심화된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약 1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융비용 부담과 2600억원에 이르는 공사 미수금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22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PF사업장에서 LIG 공사미수금은 지난해말 현재 1200억원, 대여금은 1000억원을 기록 중이다. 특히 PF 대출잔액이 9978억원에 이른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무리하게 주택사업을 추진하다 PF대출금이 눈덩이 처럼 불어난 것이다.

실제로 LIG건설은 PF 자금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한 남양주 평내지구,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등 대형 사업장 개발 일정이 지연되며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단기차입금도 순식간에 불어나며 유동성을 더 악화시켰다.

LIG건설 단기차입금은 2008년 862억원에서 2009년 2131억원, 지난해 9월말 3396억원으로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LIG건설 단기차입금을 4000억원 이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LIG그룹 차원에서 지원받아 생명을 연장했지만, 이번에는 그룹사에서 지원을 포기하며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그룹으로 부터 단기차입금 등을 지원받아왔지만 PF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그룹 쪽에서도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질 지는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IG건설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 47위를 기록한 중견 건설사다. 2007년 LIG그룹이 건영을 인수한 이후 LIG건설로 사명을 바꾸고 2009년 6월 현대건설 출신 강희용 사장을 영입,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또 토목 사업 강화를 위해 SC한보건설을 인수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2009년 시공능력순위를 66위로 끌어올린 뒤 지난해 47위까지 상승했지만 결국 침체된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 당시 B등급을 받았던 한일건설, 남광토건, 경남기업, 진흥기업 등이 모두 워크아웃에 돌입함에 따라 신용평가 기관들 사이에선 앞으로 신용위험평가 시, 모그룹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며“LIG건설까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건설업계에는 또다른 파장이 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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