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저축은행 강남역지점
유동 인구가 많다보니 은행, 증권, 보험 등 굵직한 금융회사들이 이 지역에 밀집해 자금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서 독특한 차별화 전략을 선보이며 두각을 드러낸 금융사 지점이 있다.
바로 2009년 말에 개설돼 영업 개시 1년을 조금 넘은 W저축은행 강남역지점이다.
W저축은행 강남역지점은 강남역 삼성화재 빌딩의 맨 꼭대기층인 20층에 위치해 있다. 은행 영업점은 고객들이 드나들기 쉬운 1층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부순 것이다.
지점에 들어서면 일반 은행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20층이라는 특색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스카이라운지 컨셉으로 영업점을 꾸몄기 때문이다.
3면은 모두 전면이 창으로 돼 있어 강남역 사거리와 강남대로가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저녁 9시까지 야간 영업을 하는 수요일에는 강남역의 화려한 야경도 즐길 수 있다.
은행 창구는 영업점 내부에 원형으로 설치했다. 고객에게 창가쪽 자리를 양보하면서 자연히 창구가 영업점에 가운데에 오게 된 것이다.
강남역지점 개설을 기획한 W저축은행 김태권 영업전략팀 과장은 “일반 은행 지점을 가면 일자로 창구가 있고 그 맞은 편에 고객들이 대기하면서 미묘한 긴장감을 느끼게 되는데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로 바꿔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고객 대기 공간은 카페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기장소 바로 옆에 있는 카운터에서 커피, 허브티 등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PC와 최신 서적들도 마련돼 있다.
고객의 반응은 기대보다 뜨거웠다. 개점 1개월 만에 1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자산 1조2000억원으로 업계 20권이고 영업점이 본점과 강남역지점 단 두 곳인 중형 저축은행이 대형 금융사가 포진한 강남역 지역에서 이룬 성과였다.
특히 젊은층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통상 저축은행의 주거래 고객은 여유자금이 있는 50대 이상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지점 고객 중 40% 가량이 20~30대의 젊은 직장인이다.
개점 이후 PF 부실과 저축은행들의 잇따른 영업정지 등으로 저축은행권 전반의 이미지가 저하됐지만 여전히 수신 규모는 21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거래 고객수는 1만여명이다.
강남역지점 관계자는“굳이 은행 업무가 아니더라도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가고 있는 만큼 부담 없이 들렀으면 좋겠다”라며 “특히 야간 창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인데 퇴근길의 직장인들도 잠깐식 틈을 내 강남역의 색다른 야경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