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목에 혹 만져지는데 혹시…

입력 2011-03-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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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혹' 남성보다 여성이 많아, 종양 중 5%만 '암' 판명

▲연세대학교 의료원 내분비내과 전문의(왼쪽)가 갑상선 환자를 상대로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연세대학교 의료원)

비교적 치료하기 쉬운 병이지만 예후 관리가 소홀하면 재발하는 갑상선 질환. 건강한 20·30대 여성 중 60% 이상이 갑상선결절(혹)을 가지고 있다는 한 조사 결과는 갑상선 질환이 여성에게 얼마나 흔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갑상선결절은 갑상선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해 혹처럼 자란 것으로 대부분 양성이지만 일부는 악성종양일 수도 있다. 이처럼 현대 여성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갑상선 질환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길은 없을까.

갑상선염이나 암은 초음파 검사로 간단히 발견할 수 있으며 암이 의심되는 소견을 보이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병이 전이되기 전에 쉽게 치료할 수 있다. 또한 재발 가능성이 높은 철저한 약물치료를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

갑상선은 목 전면 중앙부위, 소위 ‘아담의 사과’라고 하는 목이 튀어나온 부위 아래에 나비 모양을 하고 있는 일종의 내분비장기이다.

흔히 사람들은 갑상선에 혹이 만져지면 이것이 암이 아닐까 걱정한다.

갑상선혹은 전체 인구의 5% 정도에서 발견되는 흔한 질환이다. 자신은 자각하지 못할 수 있지만 초음파 등을 이용한 정밀 검사를 하면 전체 인구의 40~50%까지 작은 혹이 발견되기도 한다.

갑상선혹은 크게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암)으로 구별된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3~4배 정도 더 많이 발견되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생율이 높아진다.

대부분의 갑상선혹은 암이 아닌 양성종양이다. 이 중 단지 5% 내외만이 암으로 판명되고 나머지는 여러 가지 형태의 양성 질환이다. 따라서 혹이 만져진다고 해서 미리 암에 대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어떤 경우가 암일 가능성이 높을까. 일반적으로 남성에서 갑상선혹이 만져지면 여성 보다 암일 가능성이 높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이거나 60대 이후에 암의 빈도가 높고 가족중에 갑상선 암을 가진 이가 있었다면 똑같은 질환을 지닐 가능성이 높으며 과거 목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력이 있으면 역시 암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혹이 최근에 발견되고 자라는 속도가 빠르며 음식을 삼킬 때 걸리는 느낌이 있거나 숨이 차고, 목소리가 변했다면 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신동엽 연세대학교 의료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갑상선 암의 경우 남자보다 여자가 3배정도 많다고 알려져 있으나 성별에 관계없이 치료를 받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다행인 것은 암이 예전에 비해 초기에 진단이 되는 경우가 많아져 치료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갑상선 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혹에 통증이 있으면 암보다는 오히려 양성 질환(아급성 갑상선염, 급성 세균성 갑상선염 등)일 가능성이 더 높다. 혹을 만졌을 때 껍질을 벗긴 삶은 달걀처럼 부드럽고 잘 움직여지며 여러 개가 만져질 때는 암 보다는 양성일 가능성이 높다.

혹의 크기와 암의 가능성과는 비례하지 않는다. 크기가 클수록 오히려 양성종양인 경우가 더 많다. 어느 날 짧은 시간 내에 혹이 갑자기 커졌다면 이는 혹 속에 출혈이 생겨 갑자기 커진 것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암은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암일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혹이 딱딱하며 △표면이 울퉁불퉁 불규칙적이고 △주위조직과 고착되어 잘 움직여지지 않으며 △갑상선혹 외에 옆 목의 림프절도 커져 있는 경우 등이다.

임상증상과 진찰만으로는 확진은 어렵고 혹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여러 가지 검사가 필요하다. 현재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검사로는 초음파 검사, 갑상선 동위원소검사(thyroid scan), 세침흡입 검사 등이 있다.

초음파 검사는 간편하고 혹의 크기와 혹의 모양, 그리고 혹의 갯수를 밝혀내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작은 혹을 찾아내는데 우수하며 암일 경우 주위 조직으로의 침범유무, 림프절전이 유무를 알아내는데 유용하다.

갑상선 동위원소 검사는 전통적으로 많이 이용돼 왔으나 효용성이 없어 현재는 특별한 경우 외에는 잘 이용되지 않는다.

암이냐 아니냐를 감별하는 데에는 세침흡입 검사가 가장 유용하다. 세침흡입 검사라는 것은 가느다란 주사침으로 혹에서 세포를 뽑아내 암세포가 있는지 없는지를 밝혀내는 검사로 진단 정확도가 약 95%에 이른다.

1회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독된 경우에도 최소 3회 이상 정기적인 추적검사가 필요하다. 간혹 양성으로 판독되더라도 제반사항이 암을 의심하게 하는 경우는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양성 혹일 경우에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술보다는 약물치료를 먼저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6개월간 갑상선 호르몬을 투여해 혹의 크기가 50% 이상 감소하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정하고 치료를 계속하고 효과가 없으면 관찰만 하든지 또는 수술을 해야 한다.

갑상선암은 크게 분화 갑상선암(유두상암, 여포상암), 수질암, 미분화 갑상선암, 기타 암으로 나뉘며 암의 종류에 따라 치료방법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장기의 암과 마찬가지로 암덩어리을 넓게 떼어내는 수술적 치료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초음파와 세침흡입 검사를 통해 갑상선암의 조기진단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위험도가 높은 환자군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수술 범위를 최소화해 부담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 강조되고 있다.

신 교수는 “정기적으로 갑상선 기능에 대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한 경우 합당한 약물 치료를 제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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