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그룹 양웅철 연구개발본부장 선임…현대건설 김창희·김중겸 ‘투톱체제’ 유력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사장급 이상 최고경영진의 재편이 시작됐다.
현대차는 15일 새로운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양웅철 사장을 선임했다. 기존 연구개발을 총괄했던 이현순 부회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1950년생인 이 부회장은 1984년 현대차에 입사한 이후 독자 엔진 개발 등 엔진 국산화에 큰 기여를 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새롭게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양 사장은 지난 2006년 현대차 전자개발센터장을 거쳐 지난해 연구개발총괄 본부장을 맡아 최근 수년간 하이브리드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개발을 진두지휘해 왔다.
이와 함께 김창희 현대엠코 부회장은 14일 현대건설 인수단장에 선임돼 현재로선 현대건설 총괄 대표이사로 유력시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15일 오후 2시부터 기존 사내 등기이사 3명 중 김중겸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을 교체하고, 김 부회장과 이정대 현대차 경영기획담당 부회장을 새로운 후보로 결의하는 임시 이사회를 열었다. 그러나 사외이사 문제 등이 결론이 나지 않아 16일 오전 9시 이사회를 속개했다.
김 부회장은 현대건설 인수단장에 선임되고 하루 만에 등기이사에 추천됨으로서 향후 총괄 대표이사로 확실시되고 있다. 자동차와 건설업 두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통합 시너지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건설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또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김중겸 사장은 부분 사장으로 실무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아 김 부회장과 ‘투톱’ 체제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임시 이사회가 마무리되면 대표이사 확정은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 이후 열릴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재계에선 현대건설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그동안 미뤄졌던 현대차그룹의 고위급 임원 인사가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현순 부회장의 사퇴가 그 시작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이여성·김원갑 부회장이 퇴임해 현재 부회장단은 총 12명으로 이뤄져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장단 및 부회장단 등 고위급 인사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