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허덕이는데...의전 관사 설립 추진?

입력 2011-03-1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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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국내외 내빈을 접대하는 의전용 관사를 짓는 조례를 내놓으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감과 부교육감의 관사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한 '서울특별시교육감 소관 공유재산 관리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일단 해당 개정안을 다음달 임시회의가 열리는 서울시의회에 안건으로 상정시키고, 안이 통과되면 내년 이후에 예산 상황을 고려하며 관사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입법예고 공고문에서 "국가 간 교류의 중요성이 두드러져 국내외 인사를 관사로 초청하는 의전 행사 등을 해야 하며, 교육감과 부교육감에 대한 취약한 보안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의전 건립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중앙정부가 교육감을 임명하던 시대에도 서울에는 지방 일부 교육청과 달리 관사가 없었다. 이번 관사 설립 추진은 1956년 개청 이래 처음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 조례가 곽 교육감이 당초 공약으로 내세운 '탈권위' '개혁' 가치에 역행하고, 의전 시설의 신설ㆍ유지 비용을 감안할 때 무상급식으로 예산난을 겪는 상황에 부적절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보수 교육 단체 사이에서는 연 1162억여원의 초교 1∼3학년 급식비를 부담하게 된 시교육청의 상황에서 기관장의 대외 이미지만 중시한 발상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체(교총)의 김동석 대변인은 "무상급식으로 다른 교육예산이 깎이는 상황에서 없던 관사를 왜 만드는지 모르겠다. 교육감의 안전 강화라는 말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관사 설립추진이 다른 교육청들과 비교했을 때도 역행하는 행동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현재 서울을 제외한 15개 시도 교육청 중에는 지역 출신의 교육감이 부임하며 관사를 쓰지 않거나 매각하는 사례가 적지않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과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은 모두 자택 통근을 하며 기존 관사를 비워두고 있다. 대전시교육청과 대구시교육청은 교육감 관사를 매각했고 이기용 충북교육감은 2005년 자신의 관사를 철거하고 해당 부지에 영어 원어민 강사의 숙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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