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율 축소되도 배점 차등에 따라 조정 가능
대학들이 2012학년도 대입 전형의 변경 사항을 공개하고 있지만 정부 방침을 따르는 시늉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학들은 정부의 사교육 절감을 위한 논술 축소 방침에 따라 논술 100% 전형을 폐지하고 비중을 축소하는 내용의 입시전형 변경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학원가에서는 이러한 대학의 발표를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있다.
대학들이 정부 시책을 따르는 것처럼 논술 반영비율 축소를 숫자로 내세우고 있지만 상위권 대학은 우수 학생을 변별하기 위해 실질 반영비율은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세대는 지난 8일 2012학년도 입시에서 논술로 선발하는 학생 수를 크게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논술시험에 의한 선발인원을 전년 1950명에서 662명 줄어든 1288명으로 축소, 전체 입학생의 38%를 논술로 뽑기로 했다.
일반전형 우선선발 단계(종전 일반우수자 전형)에서 논술반영비율은 80%에서 70%로 축소하고 특기자 전형 과학인재 트랙(종전 과학인재 전형)에서는 논술시험 대신 면접구술시험을 실시해 면접 40%, 서류 60%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서강대학교는 전형 통폐합과 축소와 수시 1차 논술 일반전형 폐지, 논술 전형의 수시 2차 일반전형으로의 단일화 등으로 전형 수를 10개에서 7개로 줄이기로 했다.
논술만으로 선발하는 논술 우선선발 전형을 폐지하고 논술 선발인원 규모는 2011학년도 46%였던 751명에서 2012학년도 35%인 573명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논술 반영비율은 수시 2차 일반 전형으로 35%인 573명을 선발하는 수능우선 선발의 경우 100% 반영되는 논술 비중을 70%로 낮추고 30%는 학생부를 반영하기로 했다.
일반선발의 경우 논술비중을 50%로 낮추고 학생부 반영비율은 30%에서 50%로 높이기로 했다.
성균관대도 2012학년도 부터 수시 모집 14개 전형을 7개로 줄이고 논술로 선발하는 인원 규모를 전체 선발의 25%로 축소하기로 했다.
수시2차 논술 100% 우선선발 전형은 전면 폐지하고 우선선발은 학생부 30%와 논술 70% 일반선발은 학생부 50%와 논술 50%를 반영해 선발하기로 했다.
중앙대는 2012학년도 수시 1차를 입학사정관 전형 위주로 5개의 전형으로 진행하고 수시2차는 학생부와 면접, 논술위주의 전형을 진행하게 된다. 정시에서는 수능위주로 학생을 선발하게 된다.
수시 1차의 경우 9개 전형을 올해 5개 전형으로 간소화하고 정시 특별전형은 수시1차로 옮겨 기회균등 전형으로 통합한다.
수시 2차의 경우 수시 일반전형에서는 지난해 논술 100%로 선발한 논술 우선선발제도를 폐지하는 한편 선발 인원은 19%로 확정했다. 선발 인원의 50%는 논술70%와 학생부 30%로 선발하며 나머지 50%는 논술 50%와 학생부 50%로 선발한다. 그리고 지난해 수시1차에서 실시했던 과학인재전형과 글로벌리더전형은 모집시기를 변경해 수시2차에서 실시한다.
2012학년도 정시 일반의 경우 지난해와 동일하게 수능과 학생부로 학생을 선발한다. 특별전형의 경우 외국어우수자를 선발하는 외국어 동일계열 특별전형만을 실시한다.
건국대는 입학사정관전형 수를 9개에서 7개로 줄이고 일부 정시모집에서 선발하던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수시모집에서 선발하기로 했다.건국대는 2012학년도 전형에서 수시모집으로 57.4%를 선발하고 정시에서 42.6%를 모집할 예정이다.
건국대는 수시1차 모집에서 입학사정관제로 7개 전형 610명을 선발하고 논술우수자 전형과 국제화전형, 학생부우수자 전형 등으로 903명을 선발한다.
수시2차에서는 수능우선학생부전형으로 41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대학들이 전형 수와 논술 지중 축소를 골자로 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일선 학원가에서는 논술 비중이 대학들이 내세운 대로 축소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논술 반영 비율은 축소되지만 배점에서 어떻게 차등을 두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실질 반영비율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부 반영 비율도 공개하고 있는 수치와 실질 반영 비율이 차이가 나고 있어 대학들이 내세우고 있는 반영 비율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남형주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기획실장은 “대학들이 정부 시책을 따라가는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 논술 비중을 줄이고 학생부 비중을 늘릴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학생부 실질 반영률이 5%도 안되는 상황에서 대학들이 공개하는 논술 축소 방침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