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안 제시…재원 추가해 '구조조정계정' 설치키로
정부가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추진 중인 예금보험기금 내 공동계정 설치안을 사실상 철회하고 정부 출연을 추가해 ‘구조조정특별계정’을 설치하는 방안을 국회에 제안했다. 이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을 일부 반영해서라도 신속히 구조조정 자금을 마련해 저축은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공동계정 설치 내용을 담은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의 수정안을 여야 의원들에게 제시했다.
수정안은 공동계정의 명칭을 '저축은행 구조조정특별계정'으로 변경하고, 운영시한을 2025년으로 적시했다. 구조조정특별계정의 재원은 정부의 출연금과 금융권으로부터 나오는 재원으로 조성된다.
이를 위해 당초 공동계정에 투입되는 예금보험료를 50%로 할 계획이었으나 정부는 각 금융권역별로 거둬들인 예금 보험료를 금융권 고유계정에 55~60% 가량을 적립하고 나머지 40~45%를 공동계정에 모으는 방식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부족한 재원에 대해서는 정부가 출연하는 방향으로 길을 열어놨다. 금융위가 정부의 출연금이 투입키로 한 것은 저축은행의 부실은 공동계정이 아니라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을 일부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위는 여야 의원들에게 수정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선 예보기금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지에 대해선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은 정부 출연금의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과 구조조정특별계정의 독립성 확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가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위해 출연금을 투입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 자체가 야당이 주장하는 공적자금 투입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예보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초 정부안에서 좀 더 신축성을 갖고 야당의 주장을 수용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며 "기존 정부안을 100%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변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