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계정 신설 ‘예보법’ 찬성 고작 3명

입력 2011-03-02 11:20수정 2011-03-0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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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내부서도 반대 목소리…회기내 처리 불투명

‘공동계정’을 신설해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해결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예금자보호법’(이하 예보법)이 당론으로 정한 여당에서도 적잖은 반대에 부딪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반대가 심한 데다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이 민주당의 이의제기를 무시하고 예보법(안)을 소위에 회부하면서 여야간 긴장감만 고조시키고 있어 이번 임시국회 처리가 오히려 갈수록 험난해지는 상황이다.

2일 ‘이투데이’가 정무위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예보법에 대한 입장’ 긴급설문 조사 결과, 민주당은 7명 전원 ‘예보법 반대, 공적자금 투입’에 한 목소리를 내는 반면 한나라당은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의 경우 14명의 소속 의원 중 예보법 반대(2명), ‘조건부찬성’(6), ‘유보’(3명) 등 11명을 제외하고 불과 3명만이 ‘찬성’입장이다.

설문조사 결과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예보법 개정안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터져나오는 실정이다. 정무위원장을 지낸 김영선, 배영식 의원은 예보법 개정안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공동책임을 지라는 것은 문제”라며 저축은행 부실 해결하자고 은행권과 보험업계 자금까지 끌어 쓰는 것은 자충수라는 점을 지적했다. 배 의원도 “금융위로부터 선대책이 나와야 공동계정을 설치하든지 할 것 아니냐”며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배영식 의원과 비슷하게 공동계정을 만들자는 것은 찬성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보완책도 제기된다. 이성헌 의원은 “저축은행 관련 부실 요인을 발생하지 않도록 한 상태에서 공동계정을 만들어서 되겠는가”라며 “금융위가 적절한 대책을 만들어 공동계정을 한다면 찬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피해지역인 부산에 지역구를 둔 이진복 의원도 “법이 보호하지 못하는 예금액 5000만원 초과 예금주를 위해 부산저축은행을 우량은행에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하며 조건부찬성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의 부실대책을 비판하며, ‘공정자금 투입’에 올인하고 있다.

정무위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완벽한 저축은행 구조의 환골탈태와 금융권의 책임 없는 공동계정 설치는 임시방편적인 모르핀 주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홍재형 의원은 “저축은행의 유동성 확보대책 마련과 근본적인 해결책이 무엇인지와 보험기금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면서 “저축은행 사태 책임을 예금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MB정부의 일관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성남 의원과 박선숙 의원 등도 공적자금 투입 등 원칙을 통한 해결에 동조했다. 특히 금융계 임원 출신인 이 의원은 “현 저축은행 부실 상황은 97년 외환위기의 시초와 상황이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공동계정 같은 ‘땜질처방’ 보다는 심도 있는 토론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거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게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24명의 정무위 소속 위원 가운데 위원장을 제외한 여야 23명의 위원 중 찬성은 2명에 불과하고, △조건부찬성 7명 △반대 10명 △유보 4명으로이다. 예보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과반 의석이 넘지 못해 처리까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정무위는 예보법을 소위에 회부해 심사토록 하고 오는 4일 소위심사결과를 보고 받은 후 7일 관련 부처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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