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최문순, 지도부 명운 걸고 ‘격돌’

입력 2011-03-0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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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도부의 운명을 가를 강원도지사 재보선 서막이 올랐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은 2일 한나라당 입당과 동시에 강원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한다. 앞서 지난달 25일엔 최문순 의원이 민주당 깃발을 들고 본격적 선거 채비에 나섰다.

이들은 일단 당내 경선과정을 거쳐야 하나, 서로를 겨냥한 맞춤형 카드란 점에서 양당 주자로 나설 게 분명해 보인다.

당초 한나라당은 한승수 전 국무총리를, 민주당은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를 내세우려 했으나 두 사람의 고사로 이들의 맞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일단은 MBC 간판앵커 출신의 엄 전 사장이 인지도에서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나 이광재 동정론을 등에 업은 최문순 의원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두 사람 간 대결이 전·현직 정권 및 MBC 내전으로 확전될 경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것이란 게 양당의 공통적 견해다.

춘천고 5년 선배인 엄 전 사장은 메인뉴스 앵커, 보도본부장, 특임이사 등 사내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은 뒤 현 정부 들어 MBC 사장에 올랐다. 반면 최 의원은 MBC 노조위원장, 전국언론노조위원장 등 노조활동에 전력하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49세 나이로 사장직에 오르며 이목을 끌었다. MBC 사장으로는 최 의원이 3년 선배격인 셈이다.

인연을 거슬러 당을 달리 한 두 사람의 대결이 가시화되면서 양당은 강원도지사 선거에 모든 화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양당 모두 강원도지사 선거를 내줄 경우 지도부 책임론이라는 후폭풍에서 벗어날 길이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순천은 호남이라는 한계로, 김해는 노무현 성지라는 각각의 이유로 결과에 대한 면책사유가 주어지지만 전통적 텃밭인 분당과 강원은 해명할 방법이 없다. 반면 민주당은 유력인사들의 잇따른 불출마로 전체 재보선판이 흔들리는 시점에서 강원도 사수마저 실패할 경우 손학규 책임론에 직면할 것이란 게 당내 대체적 관측이다.

결국 여야 지도부의 명운은 엄기영, 최문순 두 사람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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