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 자녀 · 핵심측근 여행 금지 및 해외자산 동결
안보리는 카다피 정권의 무차별적인 진압으로 1000여명이 숨진 최근 리비아 상황을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이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즉각 조사에 착수토록 요구하는 내용도 결의에 포함시켰다.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정정 불안 및 시위 사태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가 결의를 채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5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결의 1970은 리비아 시민들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카다피의 아들 7명과 딸 아이샤, 이번 유혈집압과정에 개입한 군과 정보기관 고위 관리 등 16명에 대한 자산 동결 및 여행금지 등이 주요 내용이다.
또한 결의는 리비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민간인 공격에 대해 ICC 즉각 회부를 적시하고 있다. ICC는 집단살해죄,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형사처벌하기 위한 상설 국제법정이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는 영국과 프랑스의 적극적인 주장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인도, 브라질, 포르투갈 등이 즉각 회부보다는 향후 여지를 남겨 놓는 문구를 사용할 것을 주장하면서 ICC 회부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9시간여의 논의 끝에 모든 회원국이 이 조항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ICC 비회원국인 미국도 이 조항에 찬성했다.
지금까지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ICC에 사건을 회부한 것은 수단 다르푸르 내전에서 발생한 잔혹행위가 유일하다. 당시 미국은 기권했었다.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안보리 회의후 "이는 수치를 모르는 리비아 현 지도부를 향한 구속력 있는 제재"라면서 "리비아 정부가 즉각 민간인에 대한 살상을 중지하라는 분명하고도 강력한 경고"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유혈 충돌이 빚어지는 리비아 사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리비아에 대한 제재결의에도 동참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외교부 성명 등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는 교민 철수 상황, 리비아와 외교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외교 소식통은 "아직 리비아 사태가 진행 중이고 국익을 고려할 때 중립적 입장에서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