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 연락두절, 선적·하역 전면보류
리비아 사태로 인한 우리 기업의 수출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리비아 거래업체와의 연락이 두절된 데다 현지 항만이 폐쇄돼 수출품 선적과 하역이 전면 보류돼 관련 업체가 애를 태우고 있다.
리비아에 중고차를 수출하는 인천 A업체의 경우 한국에 있던 리비아 바이어 대부분이 사태 발생 직후 자국으로 가 거래가 끊겼다.
A업체 관계자는 27일 "인천에서 리비아까지 뱃길로 1개월 정도 걸리는데 지난달 리비아로 출발한 화물선이 현지 항구 폐쇄로 입항이 보류되면서 하역 및 대금 수금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국중고자동차수출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리비아로 건너간 국내 수출 중고차 23만9000여대의 11%에 해당하는 2만6000여대에 달해, 국내 중고차 수출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인천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아직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는 업체도 많다.울산의 현대중공업은 다음달 말로 예정된 중장비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굴삭기와 휠로더 등 중장비 116대를 리비아로 수출키로 하고 이달 말부터 선적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현지의 통관이 불투명해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 현지에 나가 있는 직원의 신변을 염려하는 기업들도 있다. 리비아 건설현장에 진출한 S업체는 리비아 사리르 공사현장에 2명, 미수라타 공사현장에 6명 등 총 8명의 직원을 파견한 상태다.
이 업체 관계자는 "직원과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행여 우리 직원들에게 피해가 생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 기업의 피해는 눈덩이 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이집트에서 촉발된 반정부 시위 열기가 리비아를 비롯한 에멘, 바레인, 이란 등 중동 다른 지역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KOTRA)는 리비아 사태로 인한 국내 수출기업의 연간 피해액이 1870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