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테커 리더십 안 통하는 HP

입력 2011-02-2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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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실적 부진...주가 12% 폭락

세계 최대 PC업체 휴렛팩커드(HP)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HP는 마크 허드 전 최고경영자(CEO)의 섹스 스캔들 이후 지난해 레오 아포테커<사진>를 영입하며 재기를 노렸지만 실적이 받쳐주지 않고 있다.

HP는 지난 1월 마감한 회계 1분기에 순이익 26억달러(주당 1.17달러)를 기록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의 25억달러(주당 1.10달러)에서 늘어난 것이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익은 1.36달러로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문제는 매출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23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4% 늘어났지만 전문가 예상치인 329억6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아포테커 CEO는 수요가 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매출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전망도 실망스러웠다. HP는 현분기 매출이 314억~316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당순익은 1.19~1.21달러를 예상했다.

월가는 HP가 현분기 326억달러의 매출과 1.25달러의 주당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적에 대한 실망감은 주식 투매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된 HP의 주가는 정규장에서 0.90% 하락한 뒤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12.11% 폭락했다.

투자자들은 HP의 전망에 대해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HP는 오는 3월14일 언론 행사를 통해 새로운 사업 전략을 공개할 계획이다.

아포테커 CEO는 실적 발표 이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말하고 "기업 고객과 일반 소비자들의 수요에 구름이 끼어 있다"면서 "HP는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도 회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과 영업 강점을 통해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포테커 CEO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뒤 경영체계 쇄신과 이익 창출에 초점을 맞췄지만 전략이 먹혀들어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그는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킹·스토리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PC와 서버 사업의 수익성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HP는 지난달 4명의 이사를 해임하고 핵심 임원 5명을 고용할 계획을 밝혔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반면 경쟁업체 델은 앞서 분기실적 발표를 통해 순익이 전분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델은 기업고객의 수요가 증가했으며 매출총이익률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 동안 델의 주가는 20% 가까이 상승했지만 HP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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