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생보업계 점유율 '2위 탈환'
교보생명의 연말 퇴직연금 납입금 유입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의 오랜 라이벌인 두 회사의 업계 2위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지난 2010회계연도 3분기 수입보험료는 3조19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9.6%, 전년 동기 대비 33.4%나 증가한 금액이다.
대한생명은 같은 기간 교보생명보다 621억원 적은 3조1279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뒀다. 증가율도 전분기대비 5.6%, 전년 동기 대비 21.4%로 교보생명보다 낮았다.
시장점유율의 척도인 수입보험료에서 분기 기준으로 교보생명이 대한생명을 앞지른 것은 2004년 3분기 이후 6년 만이다.
그동안 대한생명은 늘 교보생명보다 수입보험료에서 우위를 보여왔다. 2000회계연도 수입보험료는 교보생명이 11조4070억원, 대한생명이 9142억원으로 교보생명이 앞섰지만 이후부터는 대한생명이 꾸준히 앞섰다.
하지만 양사의 수입보험료 격차가 서서히 좁혀지는 모습이다. 2007회계연도 7642억원까지 벌어졌던 두 회사의 수입보험료 격차는 2008회계연도 6482억원, 2009회계연도 5079억원으로 줄었다. 2010회계연도 3분기 누적 수입보험료 격차는 2624억원까지 축소한 상황이다.
이처럼 교보생명이 빠르게 대한생명을 추격하게 된 것은 생보사의 신수익원으로 떠오른 퇴직연금시장에서 교보생명이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이나 기존의 퇴직보험 납입금은 주로 12월에 유입된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교보생명이 1조3200억원, 대한생명이 7001억원으로 교보생명이 2배 가량 많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퇴직연금시장과 같은 법인 대상 영업에서 교보생명이 대한생명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3분기에 퇴직연금과 퇴직보험 납입금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실적이 특히 잘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총자산, 당기순이익 등 업계 순위의 다른 지표에서는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대한생명 상장 전인 2009년 말 두 회사의 총 자산은 대한생명 56조5170억원, 교보생명 53조1635억원으로 대한생명이 3조3535억원 앞섰다. 대한생명이 상장을 완료하면서 지난해 말에는 격차가 5조4744억원으로 확대했다.
당기순이익은 교보생명이 여전히 우위를 보이고 있다. 교보생명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108억원으로 대한생명보다 2529억원 많다. 지난 2009회계연도 두 회사의 당기순이익차 1068억원에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지난 분기에 수입보험료가 역전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성장성 지표인 초회보험료에서 꾸준히 앞서고 있기 때문에 업계 2위 자리를 수성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