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현대증권 수수료 인하에 대형사들 '자문사 구조조정' 맞서
-부실 징후 자문사 옥석 가려질 듯
증권업계에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증권이 랩 수수료 인하 카드를 내밀자 기존 대형사들은 질을 높이겠다며 ‘부실 자문사’ 퇴출이란 카드로 맞대응하고 나섰다. 저가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질을 높인 서비스 확대로 시장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자문형 랩 시장은 삼성 우리 한국 대우 등 주요 대형 증권사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펀드 판매에 집중하다 최근 자문형 랩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수수료 인하를 무기로 내세웠다. 기존 랩 수수료가 2~3%인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1.9%의 수수료만 받겠다고 한 것이다.
대형 증권사들은 미래에셋발 수수료 인하 공세에 '당분간 수수료 인하 계획은 없다'며 선을 긋고 대신 부실 자문사를 퇴출하고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맞서기로 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자문사에 대한 운용 성과 및 리스크 분석을 통해 일부 자문사와 랩 어카운트 자문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운용 성과가 낮고 리스크 관리가 안 되는 부실한 자문형 랩 어카운트는 퇴출시킨다는 방침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약 35군데와 자문사 계약을 맺고 있는데 이중 5곳 가량을 솎아낼 방침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1개 자문사에 대해 신규 상품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통보한 바 있다.
대우증권도 '자문사선정위원회 심의기준'을 통해 성과가 부진한 자문사에 대해 신규 판매 중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3개 자문사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사실상 퇴출됐다. 한국투자증권도 1곳의 자문사에 대해 고객들에게 계약 전환을 유도해 사실상 퇴출 절차에 들어갔다.
실제 자문사 업계에선 일부 부실 징후를 보이는 자문사도 여럿 있다. 너도나도 투자자문사 설립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업계의 수수료 인하 전쟁이 업계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고객들에게는 좋은 일이다. 자문형 랩 시장이 커지면서 자문사의 옥석 가리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수수료 인하 전쟁에 고객은 수수료도 낮아지고 부실 자문사 구조조정도 일어나니 ‘일석이조’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