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외환銀 주식 '동반매도권' 포기 논란

입력 2011-02-14 12:30수정 2011-02-15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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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매도권 대신 6개월 이내 주식 팔수 있는 매도선택권 선택

수출입은행이 외환은행 주식 4030여만주를 일정기간 동안 팔지 않기로 하나금융지주와 합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와 같은 가격조건으로 주식을 팔 수 있는 '동반매도권'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수출입은행의 동반매도권 포기는 특혜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외환은행의 인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경우 하나금융이 재무적 불안정성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은, 이자로 최대 400억원 이익 = 지난 10일 하나금융은 공시를 통해 수은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한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2003년 10월31일 론스타와 체결한 주주간계약서에 따라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식을 매각할 때 매수자에 같은 가격(1만4250원)에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권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은 당장 보유 중인 외환은행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은 동반매도권을 행사하지 않고 최소 6개월 이내 주식을 팔수 있는 매도선택권(풋옵션)을 선택하기로 하나금융과 합의했다.

수출입은행은 하나금융과 론스타간 주식매매종결일 이후 6개월이 돌아오는 시점의 다음날 부터 6개월이 되는 날까지 외환은행 주식을 팔수 있다. 이러한 보상으로 수출입은행은 하나금융으로 부터 최종 1주당 매매대금에 연 7%의 이자를 받기로 했다.

즉, 수은은 5750억원과 약 200억원의 이자를, 12개월 후에 권리를 행사하면 5750억원과 약 400억원의 이자를 받게 되는 것이다.

◇수은, 태그얼롱 포기는 특혜 = 수출입은행이 이처럼 동반매도권을 포기하고 하나금융으로 부터 이자수익을 받는 계약을 체결하자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수출입은행이 외환은행 지분(6.25%)에 대한 태그얼롱 행사를 미루고 하나금융지주로 부터 금전적 보상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힌 것은 특혜”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외환 노조는 “수은이‘현물출자 방식의 자본확충이 절실하다’고 밝혔음에도 태그얼롱 행사를 뒤로 미루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태그얼롱 행사는 하나금융을 봐주기 위한 협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태그얼롱 행사에 대해 론스타와의 가격조건(1만4250원+850원 추가수익보장 조항)을 동일하게 적용했는지, 기타 특혜성 조항이 없는지 여부 등 하나금융지주와 협의한 결과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었다.

외환 노조의 입장은 김용환 신임 행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현물을 출자해서라도 자본 확충을 해야 한다”라는 입장이 앞뒤가 맞지 않는 다는 것이다.

즉, 수출입은행이 자본 확충을 위해 외환은행의 주식을 팔아 당장 5700억원의 자금을 한 번에 확보할 수 있음에도 미룬 것은 특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한 금융권에서는 이번 수출입은행의 협상으로 인해 자칫 하나금융이 재무적 불안정성을 겪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과거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건설이 풋백옵션으로 문제가 된 것처럼 하나금융도 자칫하면 재무적으로 문제를 겪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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