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8개, 롯데 32개, SK 25개, LG 21개… 그룹당 평균 8개
조세피난처 국가에 설립된 국내 30대 그룹의 해외 계열사가 2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당 평균 7~8개의 계열사가 조세피난처에 있는 셈으로 삼성 38개, 롯데 32개, SK 25개, LG 21개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국세청이 최근 기업과 개인의 역외탈세 추적에 나선 가운데 나온 결과라 주목된다.
14일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자산순위 30대 재벌그룹이 보유한 해외 계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작년 4월 현재 조세피난처로 분류된 국가나 지역에 소재한 계열사는 231개로 나타났다.
이는 30대그룹의 전체 해외 계열사 1천831개의 12.7%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룹당 평균 7~8개 해외 계열사가 조세피난처에 있는 셈이다.
조세피난처는 기업이나 개인의 소득에 대한 세금이 거의 없고, 회사 설립 또는 외국환 업무에 대한 규제도 없어 다국적 기업들의 돈세탁 혹은 비자금 은신처로 이용되고 있다.
OECD는 지난 2002년 케이만, 버뮤다, 마샬군도 등 35개 지역을 조세피난처로 지정했으며, 세금부과 수준에 따라 면세국, 저세율국, 세금피난국, 세금우대국 등으로 분류되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세금피난국인 홍콩이 72개로 가장 많았고, 저세율국인 싱가포르가 47개, 세금피난국인 말레이시아가 39개를 차지해 동남아 국가가 절반을 넘었다.
유럽에 소재한 세금우대국인 네달란드가 33개, 아일랜드가 9개, 룩셈부르크가 4개, 스위스가 2개였다.
또 소득세가 전혀 부과되지 않아 다국적 기업들의 페이퍼컴퍼니가 운집하고 있는 버진아일랜드(10개), 케이만군도(5개), 파나마(5개), 버뮤다(2개), 사이프러스(2개), 마샬군도(1개) 등 면세국에 25개의 계열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세피난처에 소재한 해외 계열사 중 무역업과 물류업이 전체의 39.8%인 92개였고, 이어 금융투자업이 73개로 31.6%, 제조업이 24개로 10.4%였으며, 나머지는 IT서비스업이나 레저업, 숙박업, 음식점업, 컨설팅업 등이었다.
특히 30대그룹 해외 계열사 중 케이만, 버진아일랜드, 말레이시아 라부안 등에 소재한 일부 금융 계열사는 장부상 자산만 있을 뿐 실적이 없어 역외펀드 관리를 위한 페이퍼컴퍼니로 추정됐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홍콩과 말레이시아에 각각 12개, 싱가포르에 8개, 네덜란드에 5개, 파나마에 1개 등 총 38개의 해외 계열사가 조세피난처로 분류된 지역에 소재해 가장 많았다.
삼성의 경우 OECD가 지정한 조세피난처는 아니지만 필리핀에 삼성전기가 39.8%의 지분을 출자한 페이퍼컴퍼니인 칼람바리얼리티라는 계열사를 갖고 있다.
롯데는 홍콩에 18개를 비롯해 버진아일랜드에 8개, 네덜란드에 3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케이만군도에 각각 1개 등 32개 계열사가 조세피난처에 있어 2위였다.
롯데의 케이만군도 소재 계열사인 타임즈는 롯데쇼핑의 홍콩 자회사인 롯데쇼핑홍콩홀딩스가 99.5%의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비금융 지주회사다.
SK는 홍콩에 8개, 싱가포르에 6개, 네덜란드에 4개, 케이만군도에 3개, 버진아일랜드에 2개, 버뮤다와 말레이시아에 각각 1개 등 25개를 조세피난처에 두고 있다.
LG는 면세국인 마샬군도와 파나마에 1개씩 등 21개 해외 계열사가 조세피난처에 있었으며, 이어 CJ 19개, 두산 17개, GS 9개, 현대 8개, STX 7개, 한진과 대한전선 6개씩, 동양 5개,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금호, 대림, 동부 4개씩으로 뒤를 이었다.
한화와 LS, 효성, KCC, 한진중공업이 각 3개씩, 동국제강이 2개, 웅진이 1개인 반면 신세계를 비롯한 OCI, 현대백화점, 코오롱, 현대산업개발, 영풍은 조세피난처에 소재한 계열사가 없었다.
한편, 30대그룹의 전체 해외 계열사 1천831개 중 중국(홍콩 제외)에 소재한 계열사가 전체의 29.2%(530개)로 가장 많아 중국이 한국 기업의 최대 시장임을 입증했다.
미국이 255개로 2위였고, 홍콩이 72개로 3위, 베트남이 58개로 4위, 독일이 53개로 5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인도네시아 52개, 영국 49개, 일본과 싱가포르는 각각 47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