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범죄라도 재산상태 따라 벌금액수가 달라질 전망이다.
법무부는 동일한 범죄라도 개인의 재산 상태에 따라 벌금을 차등해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최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총리공관에서 열린 `공정사회 과제수행'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은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서는 유럽 일부 국가의 `일수(日數)벌금제' 도입 방안도 거론됐으나 법무부는 "일수벌금제는 우리 실정상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수벌금제는 벌금을 일수로 정하고 1일 벌금액수는 행위자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정하는 제도다.
일수벌금제 도입은 1992년 형법 개정 당시를 비롯해 그동안 사법개혁 과정에서 사법제도개선위원회 등이 건의했고 지난해 형법 개정 때도 논의됐다.
그러나 재산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기 어려운 현실에서 도입되면 사법부 불신을 가중시키고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무산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만든 형법 개정안에 일수벌금제의 취지를 살려서 양형의 고려사항으로서 재산 상태를 고려하도록 한 내용을 담았다"며 "검찰 사건사무규칙이나 구형기준에도 비슷한 내용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입법예고를 거쳐 법령안 심사 단계에 있는 형법 개정안 46조(양형의 원칙) 3항에는 `벌금액은 범인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여 정해야 한다'고 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