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안정 대책 실효성 ‘의문’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다시 4%대로 뛰어 올랐다.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의 전 방위적 대응도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구제역과 이상 기온의 여파로 농수산물 등 신선식품 지수도 30.2%나 급등했고, 농축수산물도 17.5%나 상승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1%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물가 상승률 4.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로도 0.9% 올라 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30.2%, 전월보다는 2.6% 올랐다.
장바구니 물가도 급등했다. 특히 배추와 파는 전년 동월보다 무려 151.7%, 108.2% 폭등했고, 돼지고기(11.7%), 사과(43.1%), 고등어(63.6%), 배(44.4%), 귤(38.3%), 딸기(33.7%), 무(84.9%), 토마토(31.1%), 콩(58.0%)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4.7% 올랐고, 전월에 비해서도 1.3% 올랐다.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2.6% 올라 2009년 10월(2.6%) 이후 최고치 기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에 비해서도 0.6%가 올라 역시 2008년 3월(1.1%)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소비자 물가 기여도(작년 동월비)는 농축수산물 부문이 1.49%포인트로 가장 높아 물가 상승세를 계속 주도했다. 서비스 부문이 1.32%포인트, 공업제품은 1.35%포인트였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국제 금값 급등에 따라 금반지가 21% 올랐고 국제에너지가격이 오르면서 등유(15.3%), 자동차용 LPG(11.7%), 경유(11.4%), 휘발유(9.6%) 등도 상승했다.
전세(3.0%)와 월세(1.6%)도 상승세를 보였고, 미용료(5.0%), 해외 단체여행비(9.7%) 등도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이동전화통화료(-3.1%)와 국산 쇠고기(-6.4%) 등은 하락했다.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조성봉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농산물·가공식품도 현지에서 인상요인이 있을 수 잇는데 강제적으로 가격인상을 억제하는 관리 중심 대책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며 “시장은 명령으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자율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한파·구제역·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 쪽의 충격이 예상보다 컸다”며 “올해 1분기까지는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기 어렵고, 4월 이후 공급 부분의 요인들이 해소되면서 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