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냥 너무 기뻐서 멍한 기분입니다”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노진규(경기고·18)는 그저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31일 아스타나 실내사이클경기장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엄천호(경성고)와 류셴웨이(중국)를 제치고 1위로 들어오면서 처음 나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노진규는 “아직은 얼떨떨하다. 잘 모르겠다”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지난해까지도 주니어 경기를 뛰었던 노진규는 지난해 10월 대표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단 막내다.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경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대표팀의 실력 저하를 의심했지만, 노진규는 보란 듯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쇼트트랙의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노진규는 ‘세대교체’라는 말에 “잘 모르겠다.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지만 “원래 한국이 실력이 좋기 때문에 남녀 동반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말에서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이날 노진규는 3바퀴째부터 1위로 치고 올라가 경기 내내 선두에서 레이스를 주도하다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노진규는 “뒤에서 뛰다 보면 (힘이) 달릴 것 같아서 일부러 선두에서 가자고 생각했다. 함께 레이스에 나선 (엄)천호 형과 호흡이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서 끝난 여자 1500m 결승에서 조해리(고양시청)와 박승희(경성고)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서 부럽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5바퀴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는 조금 더 속도만 올린다면 충분히 1등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진규는 마지막으로 “정말 동계아시안게임 준비를 많이 했다. 올해 전체를 여기에 맞춰 놓고 있었는데, 1위를 하니 그저 멍하더라”고 소감을 전하면서 “내일과 모레도 대표팀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활약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