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쇼트트랙 여자 1500m 금메달을 거머쥔 조해리(고양시청·25)은 감개무량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31일 아스타나 실내사이클경기장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후배 박승희(경성고)와 사쿠라이 비바(일본)를 제치고 1위로 들어오면서 조해리는 굵직한 국제대회마다 자신을 따라다니던 불운을 털어냈다.
중학교 시절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조해리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에는 불운과 부진이 겹쳐 아예 출전하지 못했고,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석연찮은 판정 탓에 계주 금메달을 놓쳤다.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개인 종목 금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해리는 “이상하게 큰 대회를 앞두고는 부진하는 일이 많았다”면서 “사실 이번에도 좌절하는 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조해리는 “대회를 앞두고 다치는 바람에 열흘 정도밖에 제대로 훈련하지 못해서 부담이 컸다. 하지만 ‘더 큰 부상이 아닌 게 다행’이라고 긍정적인 마음을 먹었다.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웃었다.
특히 지난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한국에 실격패를 안기며 우승했던 중국의 간판 저우양을 4위로 밀어냈기에 조해리에게는 더욱 기분 좋은 우승이었다.
조해리는 “밴쿠버에서의 한을 어느 정도 푼 것 같다”고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동계올림픽을 마치고 힘들었는데 첫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 다행”이라고 말했다.
조해리는 그러면서 박승희(경성고)와 호흡이 잘 맞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박승희는 조해리와 선두권에서 달리며 뒤따라오는 저우양(중국)을 잘 견제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해리는 “작전이라는 게 틀을 잡아 놓고 들어가면 거기 맞지 않을 때 오히려 당황하게 된다. 그래서 박승희와 여러 상황만을 그려 놓고 연습했다. 실제 경기에서는 호흡이 잘 맞아 상황에 맞게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