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주공ㆍ가락시영ㆍ고덕주공 등, 실수요자는 보금자리 기다리지 말고 전세값 비중 큰 단지 찾아야
서울 강남 일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빠르게 급매물이 소화되고 호가가 높아지면서 침체가 이어지던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또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전셋값으로 인해 '집을 살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에도 주택경기가 서서히 살아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오르는 전셋값을 견디지 못한 전세세입자들이 소형 아파트 매매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보금자리주택 등 무작정 기다리는 것 보다는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중이 높은 지역 중심으로 매맷값이 저렴한 물건을 찾아 매수타이밍을 잡는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는 것이다.
경기남부권이나 강남지역이라면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중이 50%를 넘나들고 있어 실수요자라면 주목할만 하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남들이 모두 망설일 때가 가장 좋은 매수 타이밍"이라면서 "올 1분기가 내집마련에 적기"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집값이 거의 바닥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계절적으로 3월을 앞두고 집값이 반등하기 때문에 설 연휴가 끝난 2월이 내집마련의 가장 좋은 시점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도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 대출을 끼고서라도 집을 사려는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3월 말 DTI 완화 일몰 전까지 효과를 누리려는 수요로 매매가격도 동반 상승할 것이다. 매수타이밍을 감안해야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도 상반기 추천상품 중 하나다. 특히 강남구 개포주공 등 호재가 터진 지역이나 아직 저평가된 단지라면 적극적으로 투자전략을 짜도 괜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개포주공 아파트의 경우 조만간 개포지구단위 계획이 발표된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 고점대비 가격이 낮은 탓에 저렴한 매물을 고른다면 추천할만 하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송파구 가락시영이나 강동구 고덕주공 등 강동권 재건축 아파트도 매리트가 있다. 가락시영 아파트의 경우 종상향이라는 이슈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나 여전히 저가매수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전고점대비 가격이 하락한 시점에라면 여전히 투자가치가 있다는 것.
김주철 닥터아파트 팀장은 "서초, 강남권 아파트는 이미 가격이 오를데로 오른 데다, 수요층도 너무 많아 투자에 부담이될 수 있다"며 "사업추진이 빠르면서도 장기적으로 가격이 회복될 여지가 있는 강동이나 송파쪽 저층 재건축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리한 대출로 투자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다 하더라도 예전처럼 시장이 급등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이유에서다.
3월로 다가온 총부채상환비율(DTI) 연장, 가계대출 총량제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합수 팀장은 "DTI 한시적 완화 조치가 3월 말로 종료되면 매매시장에는 심리적 충격을 줄 수도 있다"며 "금리는 아직 시장에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추가 인상 시에는 구매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희용 주택산업연구원 원장도 "DTI 한시적 완화를 연장하지 않으면 매매시장은 급랭하고 전세난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매매 쪽으로 전세 수요자의 퇴로를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주택거래 감소와 전세 불안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3차 보금자리주택 광명시흥지구 사전예약 등 보금자리도 변수다. 보금자리주택 6만6000가구가 지어지는 새도시급의 광명시흥지구가 4~5월께 서울 양원과 하남 감일 등 4차 보금자리지구와 함께 대량 공급될 경우 집값 안정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주택은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강남서초 보금자리주택 흥행성공에다 올해도 보금자리 공급 여지가 많아 민간 건설사들의 분양포기가 속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주철 팀장은 "건설사들이 적극적인 분양을 결정할지 자체가 의문"이라며 "민간 분양시장은 여전히 침체기를 겪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