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봉사모임 '하이울' - 세상과 동행하며 착한 증권사 만든다
하이투자증권 봉사 모임 ‘하이울’은 2009년 겨울, 사내 인트라넷에 올라온 글 하나로 시작했다. “봉사활동을 가려는데 함께 할 사람들을 찾습니다. 작은 후원금도 감사합니다.”본적 없는 직장 동료의 글에 전국 지점에서 200여만원의 후원금이 모이고, 약속 장소에는 10명 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하이투자증권 사람들의 적극적인 호응에 이 짧은 글이 2년 넘게 이어져 지금의 ‘하이울’을 만들었다.
글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올라온다. 매달 모이는 사람은 일정치 않다. 시간과 장소가 정해지면 글을 읽은 회사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한다. 만나면 생필품이나 도배지 등을 직접 사서 소외가정을 방문하는데 참가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후원금을 1~2만원씩 보낸다. 부산, 목포 등 지방 지점의 계좌이체 내역이 통장에 찍혀있으면 통장을 받아든 사람의 콧날이 시큰해진다. 이렇게 모인 ‘하이울’ 사람들은 6평 남짓한 방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남산의 ‘쪽방촌’에 도배를 하거나 대방동 일대에 연탄배달을 한다. 미혼모 보호시설을 찾아 아기를 돌보고 선물을 전달하며 가족과 사회가 놓은 손을 따뜻하게 잡아줬다.
사내 게시판에서 하이울의 시작을 알리는 글을 처음 올렸던 이승환 채권금융팀장은 대학시절부터 친구들과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 봉사했다고 한다. “자본과 노동을 동시에 나눠야 진정한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상경대를 나와 증권회사에서 일하는 이 대리가 기부나 성금 같은 ‘자본의 나눔’뿐만 아니라 ‘육체의 나눔’까지 손에 꼽는 건 자칫 어색해 보일 수도 있었다. 그가 전하는 하이울의 봉사 정신은 특별했다. “연탄 배달을 하는 건 입금한 돈 만큼 연탄이 다 전달되었나를 확인하는 게 아닙니다. 연탄이 필요한 지역, 그 집, 그 사람을 직접 보면서 나눔의 필요성을 느끼고, 지속성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그는 “감투를 쓰거나 회자만 되는 건 자칫 거들먹거리는 것으로 보일까 걱정되기 때문에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동아리로 등록을 하면 분기마다 지원금도 받을 수 있는데 고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동아리 등록에는 회장, 부회장 등의 직책 담당자가 필요하고 가입과 탈퇴, 회칙과 같은 서류를 제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조직화 하려다 보면 하이울의 장점인 자유로운 참여와 자발적인 후원에 오히려 부담이 될 것 같았다"고 이 대리는 설명했다. 매번 누가 올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회원수도 일정치 않고, 회사에서 지원금을 받아 운용하는 문제도 쉽지 않았다. 후원받은 돈을 남김없이 봉사하러 가는 곳에 주고 온다는 처음의 취지와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길이 나지 않은 곳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누군가 드나든 흔적이 없는 곳 일수록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이 대리의 생각이다. 선행과 봉사에도 ‘확인’과 ‘증명’이 필요해진 사회에서 후원금을 보내주는 사람들에게 무작정 “나를 믿어봐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이 대리는 “지금은 개인적으로 봉사 다녀올 때 마다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한 해 자발적으로 모인 후원금을 계산해보니 1000만원 가까이 되더라구요. 봉사 기록이나 사용금 증빙서류 등의 문제도 중요하다는 걸 이해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주로 사랑의 열매나 지역 봉사 단체를 통해 후원금을 써 왔습니다. 사실, 단체와 연락이 닿지 않는 곳이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 입니다. 그 곳에 찾아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에게 신뢰를 쌓으며, 좋은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며 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