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설 민심 제대로 읽어야 한다

입력 2011-01-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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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부국장 겸 온라인뉴스부장
설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설날은 조상들에게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 차례나 성묘를 지낸 다음 윗어른들에게 세배를 하고 서로의 행복을 빌고 덕담을 주고 받는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이다.

설 연휴때가 되면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위촌리에서 전통세시 풍속으로 설 다음날 마을 어른께 합동세배를 드리는 합동 도배식(都拜式)은 단골 화제거리로 세인의 주목을 끈다.주민은 물론 출향인사까지 양복이 아닌 도포와 두루마기에 갓을 쓰고 촌장을 비롯한 마을 어른들께 합동세배를 올리는 위촌리 도배식은 조선 중기인 1577년 마을 주민들이 대동계를 조직한 이후 지금까지 400년 넘게 명맥을 이어 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올해는 이 광경을 볼 수 없게 됐다. 이 마을 대동계 총회에서 사상 최악의 구제역여파로 감염 우려가 커 400년 전통을 이어온 합동도배식을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구제역이 전남등 일부지역을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되고 조류인플루엔자(AI)마저 발생함에 따라 설 풍속도도 달라지고 있다. 모 방송사가 최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고향에 구제역이 발생한 사람들의 절반 가량은 귀성을 아예 포기하거나 포기를 고민중이라고 한다. 경남 고성과 김천 등 일부 지자체는 고향 방문 자제를 호소하는 편지를 향우회 등에 발송하고 축산농가가 밀집된 농촌에선 친지나 자식들에게 고향에 내려 오지 말아 달라고 하소연 할 정도다. 구제역이 가축만 살처분 하는게 아니라 가족들의 명절 상봉까지 가로 막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급기야 정부도 사태 심각성을 인식해 지난 26일 담화문을 통해 설을 맞아 국민들에게 축산농가 방문을 자제해 줄것을 요청했다. 명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많은 국민이 이동하는 설 연휴는 구제역 확산 차단에 중대 고비가 되는 만큼 국민 여러분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거듭 협조를 당부했다.

설을 앞두고 물가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서민가계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구제역 여파로 돼지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안정세를 보이던 배추 가격마저 한달전에 비해 50% 가량 오르는등 전례 보기 드문 한파와 폭설로 채소ㆍ과일 등 장바구니 물가가 뜀박질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폭설과 한파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래저래 서민들의 주름살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雪上加霜), 전세대란까지 겹쳐 민심(民心)이 흉흉해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세난은 갈수록 확산, 서울의 경우 아파트 전세금이 93주 연속 상승했다. 덩달아 오피스텔 전세금도 오르고 있다. 여기저기서 전셋집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라고 아우성들이다.

심지어 전세난을 틈타 일부 몰지각한 집주인은 집 수리비를 세입자에게 떠넘기거나, 세입자의 월세 소득공제 신청을 막는 횡포를 부리는 피해까지 속출, 세입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 설 민심(民心) 기류가 심상치 않다. 수그러 들기는 커녕 두달째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파동,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 전세대란등...정부는 이번 설에 민심(民心)을 제대로 파악해 얼어붙고 있는 민심(民心)을 달랠 해법을 제시해야 할것이다. 정치권도 비상이 걸렸다고 호들갑이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독설을 주고 받으며 갈등의 골만 깊어지는 여야 정치권도 국민들이 더 이상 정치에 혐오를 느끼지 않도록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함은 두말할것도 없다.민심(民心)은 곧 천심(天心)이라는 만고불변(萬古不變)의 진리,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h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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