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뷰-포인트]수입차 돌풍…위기 아닌 기회로

입력 2011-01-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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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 한국수입차협회장·폭스바겐코리아 대표

▲박동훈 한국수입차협회장·폭스바겐코리아 대표
지난해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7.75%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재계의 분야별 경제연구소와 관련기관에서는 올해 수입차시장에 대해 비교적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대부분 지난해보다 약 10% 증가한 9만9000대에 이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연초부터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는 수입차 공식임포터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바탕으로 지난해 못잖은 괄목성장을 기대하는 시각도 많다.

여기에 한-EU FTA 발효와 비준을 준비중인 한-미 FTA와 등에 대한 기대감 등을 바탕으로 월 판매 1만대,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 10% 까지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수입차 시장 점유율 상승은 국내 자동차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수입차가 다양해지고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국산차 메이커에게 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의 목소리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국내 고급차 시장만 한정한다면 수입차 점유율은 30% 가까이 치솟는다. 때문에 이제 막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 뛰어든 국산차 메이커의 내수판매 증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주장도 많다.

그러나 반대의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속적인 수입차 점유율 상승은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 업체와 최종 소비자까지 모두에게 득이 되는 ‘윈-윈-윈 게임’이 될 것이다.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면 국산차 메이커는 현실에 안주할 수 없게 된다. 안방인 국내 시장을 지키기 위해 이전보다 훨씬 많은 연구개발과 투자, 서비스에 대한 노력에 매진하게 된다.

차종을 다양화하고 가격대를 낮춰 공격적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는 수입차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산차 메이커 역시 라인업을 늘리고 고급화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물론 마케팅 비용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이렇듯 안방에서 수입차와 치열한 경쟁에 돌입하게되면 궁극적으로 국산차 스스로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굴지의 자동차 메이커와 경쟁할 수 있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실제로 현대차는 2010년 한 해 해외 시장에서 294만대 이상을 판매해 전년 대비 22.7%의 판매 성장을 이뤄냈다.

국내 판매는 다소 감소했으나,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을 통한 전체적인 판매 상승은 국가적으로 볼 때도 무척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의 치열한 경쟁은 고객들에게도 즐거운 일이다. 선택할 수 있는 차종이 대폭 늘어나게 될 것이며 더욱 치열하게 경쟁하게 된다.

고객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국산차는 안전 및 편의장비가 튼실한 신차를 개발하게 되고, 수입차 역시 국산차와 경쟁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신모델을 수입하거나 가격대를 낮춰 점유율 상승을 기대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국산차는 내수시장에서 더욱 획기적인 기술과 첨단 장비를 추가하게 된다. 수입차는 국산차와 경쟁하기 위해 높은 품질과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가격대를 낮출 수 있게 된다.

나아가 수입차 판매가 늘어날수록 고객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고객에게 좀 더 경쟁력 있는 모델을 지속적으로 소개할 수도 있다.

필자는 자동차 판매보다 사후 관리에 더 큰 중점을 둘 때 장기적으로 더 큰 판매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수 년간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시장의 변화는 그 시장을 바라보는 주체가 어떤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느냐에 달려있다. 국내 진출한 수입차 업체들도 발전해 가고 있는 국내 시장을 바라보면서 기뻐하기 보다는 더욱 치열해진 시장에 잘 대비하고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히 수입차 시장의 발전을 경계하기 보다는 본질적인 제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붙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기업들의 시각과 실천이 국내 고객들에게 가장 큰 혜택을 가져다 줄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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