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컬쳐]②배상면주가 전통술 문화센터‘산사원’

입력 2011-01-2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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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익는 마을…전통의 향기에 취해볼까

▲산사원의 세월랑(사진=배상면주가)

500여개의 장독대가 끝없이 서 있어 장관을 이룬다. 200년도 더 된 산사나무들이 가로수처럼 주변을 장식하고 있어 세월을 거슬러 간 듯한 느낌을 준다. 드라마에도 자주 나왔던 이 장면을 현실에서도 만날 수 있다. 포천에 자리잡은 배상면주가의 전통술 문화센터 ‘산사원’이 주인공이다.

‘산사원’은 배상면주가가 2009년 10월 4000평 규모로 만든 전통술 문화센터다. 전통술의 풍류와 낭만, 그리고 제조과정에 이르기까지 전통술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체험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누구나 무료로 찾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산사원’은 지난해 G20 정상회의에 한국의 우수한 농촌관광자원을 전 세계에 알리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업인‘루럴(Rural)-20 프로젝트’의 대상지로 선정되며 관심을 모았다. 보기드문 경관과 전통주 체험을 할 수 있는 코스까지 갖춰 우리 문화의 알림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산사원은 배상면주가의 대표 술인 산사춘의 원료인 산사나무의 정원이라는 뜻을 가졌다. 이름의 뜻처럼 실제로 200년 된 산사나무 열 두 그루가 심어져 있다. 이 산사나무 그늘 아래에는 항아리가 놓여져 있다. 이 항아리에서 전통술이 익어가는 모습을 엿 볼 수 있다.

산사원의 내부는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유상곡수’에서 포석정과 같이 흐르는 술에 잔을 띄워 술을 마시다보면 흥취가 절로난다. 그러다가 산사원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각종 모임과 연회를 펼칠 수 있는‘우곡루’에서 절정에 이른다. 술과 동시에 풍류 공연이 펼쳐지는‘취선각’에서는 절로 신명이 난다.

견학코스는 대략 40분정도가 소요되며 전통술 문화센터 관람, 전통술 박물관 견학, 전통술 시음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20명 이상 단체 사전 예약시 움직이는 소형 기차가 운반하는 전통 증류주를 맛볼 수 있는 기차시음도 가능하다.

배상면주가는 산사원에서 전통 막걸리 빚기를 체험해 보고 자신이 만든 술을 직접 가져갈 수 있는 ‘가양주교실’과 ‘계절별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가양주 교실은 잊혀가는 전통주를 21세기 문화적 코드로 재해석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본래 가양주 문화는 우리나라가 집집마다 원하는 재료와 비법으로 술을 빚고 명절 등 집안 대소사에 내놓으며 이어나갔던 전통을 말한다. 배상면주가는 가양주 교실에 대해 일제 시대에 주세징수를 목적으로 금지해 오랫동안 단절된 우리의 훌륭한 가양주를 복원하고 전파하고자 개설했다는 설명이다.

가양주 교실은 술을 직접 빚어보는 체험과 함께 우리 술의 역사, 발효의 원리, 술의 상식 등도 배울 수 있다. 전화 및 온라인 예약 후 진행하고 있으며, 집에서도 손쉽게 막걸리를 빚어볼 수 있도록 ‘가양주 키트’도 판매하고 있다.

산사원에서 다양한 우리 술과 술 음식도 즐길 수 있다. 전통술 박물관 아래층에 위치한 ‘산사원 쉼터’에서는 우리 술과 음식으로 구성된 ‘한 상 차림 메뉴’를 맛볼 수 있으며 계절별 술과 안주를 만들 수 있는 ‘계절별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올 겨울에는‘아랫목 이야기’ 체험으로 알코올 도수 25% 증류주에 생 유자를 넣어 색다른 증류주를 만들어보는 ‘미니 유자 아락’ 만들기와 3개월 동안 술지게미에 넣어 삭힌 무로 나만의 장아찌를 만들 수 있는 ‘무박이 장아찌’ 만들기를 진행한다. 또한, 전통술 관련 책자, 전통 술잔, 손수건, 비누 등 다양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고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배상면주가의 전통술을 구매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산사원은 한국 건축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건축물이다. 원목이나 원석을 자연 그대로의 쓰고 싶어했던 우리조상의 자연 친화 미학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나무나 돌을 다듬지 않고 거칠은 형태로 사용한 조립형 건물을 지었다.

또한 비시원 철학에 따라 끝과 시작의 구분이 없이 공간과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구성해서 눈길을 끈다. 특히 소통의 공간, 놀이로서의 공간, 자연과 만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사찰의 건축양식을 많이 따랐는데 전통술 셀러인 세월랑의 경우에는 해인사의 법계도를 본 따 미로셀로를 구성하였다. 또한, 세월랑은 제5회 생태환경건축대상 기술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배상면주가는 술에 대해 문화와 감성을 담어내는 미디어라는 철학을 가지고 오늘의 산사원을 세웠다. 배상면주가는 앞으로 술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어가면서 우리 술의 고급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배상면주가 배영호(52) 대표는 산사원에 대해 단 한마디로 정의한다.“전통술 갤러리 산사원은 이렇게 이야기(Story)를 만들고, 역사(History)를 만들고, 전통(Tradition)을 만들고, 문화(Culture)를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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