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구단 창단러시-최소 경비에 홍보는 '대박'

입력 2011-01-17 09:33수정 2011-01-2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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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홍보 마케팅 수단으로 앞다투어 투자대비 효과가 큰 골프구단을 창단,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토마토저축은행과 캘러웨이 구단의 골프대항전.

골프구단이 황금기를 맞고 있다. 특히 여자프로골프구단이 그렇다. 새해 들어 봇물 터지듯 여자프로 골프구단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골프용품메이커를 중심으로 후원하던 형태를 벗어나 대기업과 금융권이 가세하면서 ‘거금(巨金)’을 들여 프로들을 속속 영입하고 있다.

이처럼 앞 다투어 골프구단을 만드는 것은 기업체 오너들이 골프를 좋아할 뿐 아니라 야구나 축구구단처럼 연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 원을 쏟아 붓지 않고도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홍보효과 및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골프 대회수가 늘면서 홍보 기회가 많아진데다 지상파외에 SBS골프채널, J골프, KBS N스포츠, MBC ESPN 등 골프전문채널이 하루 종일 대회를 중계, 선수들의 노출빈도가 ‘확’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휠라코리아 정성식 부사장은 “골프구단은 1인 구단이 가능하다. 5~6명이 활동해도 한 프로골퍼만 우승하거나 스타덤에 오르면 되기 때문에 단체로 움직이는 구단과 다르다. 비용대비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금융권들은 프로들을 통해 VIP들과 라운드를 하면서 보다 고급스러운 마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동안 금융골프구단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 구단을 운영하거나 프로들의 스폰서를 하고는 곳은 골프마케팅의 원조격인 신한금융그룹을 비롯해 하나은행, 기업은행, BC카드, 미래에셋 등과 제2 금융권인 삼화저축은행, 토마토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이 골프구단의 핵을 이루고 있다.

또 대기업에서는 SK텔레콤, 코오롱그룹 엘로드, LIG화재보험, 롯데그룹의 롯데마트, 하이트맥주 등이 구단운영에 적극적이거나 프로후원에 나서고 있다. 또한 이들 대기업들은 골프장 소유는 물론 남녀프로골프대회도 주최하는 등 골프관련 지원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골프구단의 효시는 이동수(LDS)골프. 2000년 프로골퍼 임진한을 감독으로 선임하고 양용은, 허석호, 한설희 등 남녀 9명을 끌어 들여 스폰서를 맡았다. 이후 하이마트가 신지애, 안선주, 이보미 등 톱 스타들을 길러내면서 ‘그린의 아마조네스 군단’을 만드는데 성공했고 창단의지와 달리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회원권거래소 중에는 처음으로 남자구단을 만든 동아회원권은 2006년부터 3년간 운영하다가 2010년에 남녀 13명으로 선수를 늘렸지만 1년 만에 해체했다.

은행권에서는 삼화저축은행이 강경남 등 스타급을 모아 구단을 형성, 소속 선수들을 주축으로 자사 고객 VIP프로암 대회와 자선골프대회를 열며 ‘몸값에 걸 맞는 큰 효과’를 보았다. 이어 토마토저축은행이 김형태, 이승호 등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해 구단운영은 물론 대회까지 창설해 골프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전 골프감독 최봉암(대구대 교수)을 끌어들여 구단을 만들었다.

국내 골프구단은 대기업과 금융권외에 중소기업도 속속 참여하고 있다. 주방가구 전문기업 넵스, 스카이밸리CC를 운영하는 호반건설, 골프웨어업체로는 FILA, 크리스패션(핑,팬텀), 김영주골프, 데상트코리아(먼싱웨어. 르꼬끄골프), KJ골프, 슈페리어, 이동수F&G, 퓨마 등이 메인 및 서브스폰서로 나서고 있다. KYJ골프와 르꼬끄는 주니어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클럽메이커 이맥스, 캘러웨이, 테일러메이드, 투어스테이지 등도 구단을 갖고 있다.

▲국내 메이커 중 가장 많은 선수를 보유한 볼빅골프구단 창단식.

골프용품기업은 볼빅이 독보적이다. 남녀 11명으로 구단을 운영 중인 볼빅 윤경진 기획마케팅 팀장은 “어려운 여건의 남자프로들을 감안해 구단을 만들었지만 지난해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볼의 이미지가 높아지고 매출도 많이 늘었다”면서 “우리 소속선수들이 일본과 미국에 진출하면서 올해 선수들을 더 늘렸다”고 말했다.

이렇게 구단은 늘고 있지만 기업들이 남자구단 창단에는 인색하다. 키움증권과 계약이 끝나면서 배상문은 공중에 떴고, 양용은은 2009년 PGA챔피언십 이후 메인 스폰서도, 소속된 구단도 없다.

이에 대해 임진한 골프아카데미 원장은 “야구나 축구 등 다른 스포츠는 대부분 남자선수 위주로 운영한다. 그런데 유독 골프는 여자에게 밀리고 있다. 선수와 협회의 책임이 크다”면서 “기업들이 글로벌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선수들은 국내 대회를 고집한다. 아마도 대회수와 스폰서 및 구단은 더욱 줄어들 것이다. 최경주나 양용은 같은 스타급이 나오더라도 한동안 구단창단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한국인삼공사, 우리투자증권, KDB생명, 웅진, 기업은행 등 골프구단 창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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