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호 진술 사실아냐"…검찰 또 반격에 치열한 공방

입력 2011-01-1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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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주지 않았다고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한만호(50ㆍ수감중) 전 한신건영 대표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관련자들의 증언이 쏟아졌다.

검찰은 한씨가 한 전 총리 대신에 돈을 줬다고 지목한 당사자들의 반박과 한 전 총리가 한씨의 사업에 도움을 주려고 했다는 정황 등을 근거로 한씨를 압박하며 대대적인 반격을 재개했고, 변호인 측은 검찰의 참고인 조사 절차를 문제삼아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우진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의 속행공판에서 한씨가 5억여원(한화 2억원과 미화 30여만달러)을 건넸다고 주장한 박모 한신건영 전 부사장과 경기도 파주 H교회 김모 장로는 "그런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씨는 검찰에서 불법 정치자금 9억7천여만원을 한명숙 전 총리에게 줬다고 말했다가 재판이 시작되자 이 중 5억여원은 공사 수주에 따른 성과급으로 박씨와 김씨에게 준 것이라며 진술을 번복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재판에서 박씨는 관리비 등으로 현금 1억원을, 김씨는 사위의 소극장 관리비 등으로 현금 등 2억2천만원을 각각 한씨에게서 받기는 했지만 달러를 포함한 5억여원은 금시초문이라며 한씨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김씨는 "외국에 나가본 적이 한 번도 없고 달러를 실제로 만져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며 한씨 증언을 반박했고, 박씨도 2007년 4월30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돈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 "그때는 사무실을 열지도 않았을 때"라고 말했다.

한씨는 지난 공판에서 '성과급'이라고 주장했던 5억여원에 대해 "`종착역'은 박씨와 김씨가 아니라 따로 있다. 이 돈은 로비자금으로 어디에 쓰였는지는 정확히 모른다"라며 자신의 진술을 일부 다시 바꾸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한씨가 한 전 총리와의 관계를 이용해 사업상 도움을 얻으려 한 정황도 공개됐다.

한씨가 수주하려던 H교회 신축공사와 관련, 한 전 총리가 이 교회 유모 목사 부부와 식사하는 자리에 한씨를 데려와 소개하려고 근처에서 한씨와 부사장인 박씨를 대기시켰다가 결국 분위기상 무산됐다는 사실을 박씨가 증언한 것이다.

박씨는 또 '한씨가 정치자금을 줬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공사 인ㆍ허가와 관련해 한 전 총리에게 10억이 들어갔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어 한씨가 2008년 2월 한 전 총리의 측근 김모씨에게서 2억원을 돌려받기 전후로 한씨와 한 전 총리가 수시로 전화를 주고받았다는 기록을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두 사람 간의 돈거래 정황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 전 총리의 변호인들은 "검찰이 공소제기 후 증언할 참고인들을 조사하는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이들 증언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H교회 장로 김씨가 한 전 총리의 소개로 당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을 만나 교회 신축공사와 관련한 문화재지표조사 등을 잘 넘겨달라는 식의 민원을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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