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국방장관, 현안 이견 보여

입력 2011-01-1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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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일 인교준 차대운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은 10일 (중국 현지시간)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향후 군사협력 및 교류를 강화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와 중국의 첨단무기 개발 문제 등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은 방중 이틀째를 맞은 로버츠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 바이다러우(八一大樓)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 군사 교류 문제, 한반도 평화.안정방안 등을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관영 신화통신과 미 언론이 보도했다.

이날 회담은 오는 18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의 방미를 계기로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간 취약분야인 군사분야의 협력강화를 모색하기 위해 열린 것이다.

양국 국방장관은 회담에서 향후 지속적인 군사 대화를 위해 '실무그룹'을 설치하고, 천빙더(陳炳德)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이 올해 상반기 중으로 미국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금까지 미.중간 국방교류의 걸림돌이 돼 온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노출했다.

량 국방부장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행위는 중국의 핵심이익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면서 "중국은 중.미관계를 더욱 손상시킬 수 있는 그런 행위가 재발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지난해 1월 미 국방부가 대만에 미화 64억달러 상당의 첨단무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하자 게이츠 장관의 방중을 포함해 미국과의 군사교류 프로그램을 중단한 바 있다.

량 부장은 아울러 "중국군의 무기시스템 연구와 발전은 세계의 어느 나라도 겨냥하고 있지 않으며 어디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량 부장의 이런 주장은 게이츠 장관이 중국의 '젠(殲)-20'으로 불리는 스텔스 전투기 독자개발과 미 항모 격침이 가능한 새 유형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우려를 표시한데 따른 반응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이 '젠-20'의 개발이 시험운항 단계에 진입하고 이미 광범위한 실험과정을 거쳐 신형 대(對) 함정 탄도미사일(ASBM) 'DF-21D'를 배치하는 초기단계에 접어들면서, 미 항모전단에 잠재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게이츠 장관은 국방장관 회담에서 두 가지 문제를 집중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미국의 이런 의구심 해소 차원에서 게이츠 장관이 방중기간 중국의 핵 미사일과 재래식 미사일을 통합 운영하는 전략 미사일 부대인 베이징 소재 제2포병부대를 방문토록 할 예정이다.

게이츠 장관은 회담에서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보여준 중국의 노력에 사의를 표했다.

또 게이츠 장관은 한국 해안에서 실시된 미국의 훈련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점증하는 도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게이츠 장관은 회담후 모두 발언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은 양국간의 심화된 경제관계 및 문화적 유대를 강조했다"면서 이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5가지 조건의 하나는 "남북간의 대화를 촉진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뤄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량 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중미 군사관계는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와, 동시에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양국이 군사관계를 건강하고 안정되게 발전시키려면 공동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존중, 신뢰, 대등, 호혜의 원칙 아래 공통 이익을 확대해나가고 모순과 갈등을 해결함으로써 미중 양군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된 궤도 위에 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이츠 장관은 방중기간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포함해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쉬차이허우(徐才厚)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만날 예정이다. 후 주석과 시 부주석은 각각 중앙군사위 주석과 부주석을 겸임하고 있다.

게이츠 장관은 중국 방문을 마치고 12∼14일 일본과 한국을 순방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게이츠 장관의 방중기간에 베이징을 찾은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북한 우라늄 농축 문제를 포함한 북핵 6자회담 관련 협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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