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조기게양...하원도 이번주 일정 연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자들을 위해 전국적으로 묵념의 시간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사망자 6명과 부상자 13명을 위해 10일 오전 전국적으로 묵념하는 시간을 갖자"고 국민들에게 제안했다.
추모 묵념은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11시 미 전역에서 일제히 거행된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총격사건에 대한 수사 진행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았으며 앞으로 수사 진전상황을 지속적으로 보고받으며 사건을 직접 챙길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오전 존 브레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으로부터 총격사건 수사 상황을 보고받았다고 애비 필립 백악관 부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전날 사건 발생 직후 백악관에서 주요 방송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로버트 뮬러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현지에 보내 수사를 지휘토록 지시했다.
백악관은 이번 총격사건으로 희생된 사망자들을 기리기 위해 이날 성조기를 조기로 게양토록 했다.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도 성명을 통해 "이번 총격사건에 필요한 조치들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주 예정됐던 하원의 의사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베이너 의장 역시 의사당 하원빌딩의 성조기를 조기로 게양토록 했다.
이번 사고로 존 롤(63) 연방지방판사 등 6명이 사망하고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이 중태에 빠지는 등 13명이 부상했다.
한편 기퍼즈 의원 피격사건의 범행동기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를 겨냥한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지난해 건강보험개혁 법안이 통과된 후 법안에 찬성투표를 한 기퍼즈 의원 등 민주당 의원 20명을 낙선대상에 올리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들 지역구를 총기의 십자선 과녁 모양으로 표시한 미국 지도를 게재해 논란을 일으켰다.
총격의 타깃을 연상시키는 총기 과녁 십자선을 표시한 페일린 전 주지사의 과격한 정치 선동이 이번 사고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기퍼즈 의원은 "이런 행동에는 결과가 따르리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해 이 경고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같이 극단적인 정치적 대립을 부추기는 정치 풍토가 이번 비극을 초래한 것이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