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보험사, '고객' 우선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말이 있다. 요즘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을 설명하는 태도는 이를 넘어‘발에 걸면 발걸이’라고 우길 기세다. 고객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고는 하지만 최근 그들이 현안에 대해 대응하는 태도를 보면 정말 고객을 만족시키고 있는지 의문이다.

ING생명 고객들은 새해 첫날부터 불편한 소식을 들었다. 보험사와 카드사가 카드 수수료 문제를 두고 합의를 하지 못하자 ING생명은 보험료를 결제할 때 신용카드를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에 앞서 대한·교보 등 대형 생보사들도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결제하지 못 하도록 해 소비자들의 불편은 점점 커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이에 대해 저축성보험은 은행의 예·적금과 성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카드 결제금지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재미난 것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에 대한 보험업계의 반응이다. 은행·증권·보험상품을 성격별로 한 데 묶어 규제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반대로 저축성보험은 보장성 기능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은행의 예·적금과 같은 규제를 받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을 바꾼다.

그러나 정작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는 고객들의 관심 대상이 아니다. 사안별로 입장이 바뀌는 보험사들의 주장들이‘고객 우선’보다는 ‘이득 먼저’ 챙기기에 급급한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올해도 카드 수수료가 계속해서 인하되지 않고, 금소법 때문에 이중 규제까지 받게 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반길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자의적으로 상품을 해석하는 것은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보험사의 올바른 태도가 아닐 것이다. 이는 향후 소비자 신뢰까지 떨어져 장기적으로 보험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작은 것을 탐내기 보다 큰 것을 놓치지 않도록, 보험사들의 고민과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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