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의 올해 경영목표는 성장이다. 침체된 국내 주택시장과 SOC 예산감소 등으로 토목공사가 줄어들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불안한 사업 환경에 비관하지 않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경영목표를 변화와 혁신, 신시장 개척으로 정하고 이를 통해 계획된 성장을 이뤄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침체된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 속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성장이라는 공격적 목표를 세울 수 있는 것은 기술과 영업경쟁력 강화, 해외 진출을 통한 시장 확대를 통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현대건설은 올해 경영목표를 수주 20조원, 매출 10조원으로 세웠다. 작년대비 50% 상향한 수치다. 현대건설이 수주목표를 늘려잡은 것은 해외매출 신장과 토목시장에서의 선두업체로서의 점유율 확대 가능성에 따른 것이다.
원자력 발전, 석유화학 등 플랜트 등 기존 강점을 갖고 있는 사업은 기술 확보와 영업조직 확대 등을 통해 강화시키는 한편, 해양 석유가스 채취사업 등 신규 시장에 적극 진출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이를 통해 작년 50%였던 해외매출 비중을 올해 6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매출증대 뿐만아니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설계와 구매 비중을 37%에서 50%로 올린다는 전략도 세웠다.
삼성물산은 경영전략의 상당부분을 글로벌 시장확대를 통한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글로벌 수준의 기술개발과 엔지니어링 역량 보강, 현지화를 바탕으로 사업수행 능력을 키워 시장 확대에 심혈을 기울인다면 매출 목표를 넘어 고도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삼성물산이 올해 해외에 올인 하다시피 한다는 것은 조직 변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외영업을 담당할 글로벌 마케팅 사업부를 신설했고 플랜트와 발전, 원자력 등을 독립된 사업부로 확대 개편한 것은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공략해 수주와 매출목표를 채우려는 계산인 것이다.
정연주 사장이 신년사에서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서 모든 가능한 기회를 발굴하고 이를 비즈니스로 연결해 질적·양적으로 의미있는 성장을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기존 전략상품과 시장에 대해서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상품과 시장을 적극 발굴하고 조기에 사업화 해야 한다”는 것은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올 한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사실이 표현됐다고 볼 수 있다.
GS건설은 성장과 가치를 올해 경영목표로 정하고 내실과 성장 사이의 균형감을 유지해 나가면서 본격적인 성장체제로의 전환을 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GS건설은 사업 경쟁력 강화, 선진 안전관리, 신성장 체제 구축, 내실 경영의 고도화 등을 선정하고 사업본부별 신사업 조직을 강화해 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성장을 위해 해외시장 확대가 필수라고 보고 해외수주 확대에 전력을 집중키로 했다. 작년 30%였던 해외사업부문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 대우건설의 올 목표다.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해외시장 확대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해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해외사업의 핵심인 플랜트업본부에 3개 실을 신설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사업 견적기능 일원화, 엔지니어링 분야 중점 육성 및 확충, IT를 비롯한 해외중심 시스템 혁신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는 전략이다.
대림산업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전략을 세우기로 한 것. 시장과 제도, 정책에 이르기까지 미래변화 트랜드를 예측하고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변화관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성장을 이뤄나간다는 것이 대림산업의 경영전략이다.
SK건설도 지난해 글로벌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성장과 내실을 동시에 추구해 재무구조 건전성과 양질의 사업을 발굴해 글로벌 톱티어(Top-Tier)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휴스턴과 뉴델리, 프랑크푸르트 등의 해외지사를 적극 활용해 세계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여기에 기존 강점을 지니고 있는 플랜트 뿐만아니라 토목과 건축 등 분야에서도 해외진출을 강화해 매출신장을 이뤄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국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도시개발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동시에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등 사업에 진출해 나가기로 했다. 도시개발사업 등 핵심사업의 수주 경쟁력을 키워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에서 선두자리를 고수하면서 해외 시장 진출을 꾀한다는 것이 현대산업개발의 경영전략이다.
포스코건설은 성장과 내실을 함께 꾀해 수주 14조원, 매출 6조8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M&A를 통해 엔지니어링 능력을 확보하고, 수익성이 있는 O&M 사업에 진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동남아, 중남미 등 이머징 국가에 대한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수익성 확보를 위해 수주에서 시공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원가 30%, 공기 30% 단축을 목표로 설정했다.
쌍용건설은 글로벌 역량 강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을 다하기로 했다. 국내 분양시장 회복이 불확실하고, 공공부문은 발주량 감소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회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해외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국내 주택은 보증 리스크가 없는 사업과 리모델링 등 특화 분야, 공공 부문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철도와 지하철 등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