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순검'과 '신의 퀴즈'가 각각 시대적 배경과 희소병이란 소재를 통해 'CSI'와 차별화를 시도한 데 반해 '싸인'은 미해결 사건 속 희생자들의 몸에 남아 있는 흔적을 통해 사인을 추적한다는 점에서 'CSI'의 설정을 그대로 따른다.
유사한 설정 속에서 'CSI'로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점이 제작진에게는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장항준 PD는 그러나 3일 오후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CSI'와는 장르적으로 거리가 멀다"며 차이를 강조했다.
장 PD는 "죽음을 둘러싼 음모와 거대한 권력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국과수의 구성원과 법의학자들을 통해 사회에 팽배한 이기주의와 탐욕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SBS '바람의 화원'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박신양이 카리스마 넘치는 천재 법의학자 윤지훈 역을 맡았다.
법의학의 가장 큰 힘은 진실이라 믿는 윤지훈은 부검과정에서 외압이나 사적인 감정은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
박신양은 "높은 완성도 때문에 200편 만에 고른 시나리오"라며 "죽음을 보는 게 처음에는 힘겨웠지만 가면 갈수록 내가 모르는 것들이 많이 숨어 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이 드라마를 통해 보여진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새해 첫날을 부검실에서 보냈다는 그는 "사람들이 배고파서 시체 보관 냉동고와 부검대 옆에서 밥을 먹는 진풍경이 벌어졌다"며 "죽음에 굉장히 가까워 있는 것 같다"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아중은 의욕이 넘치는 신참 법의학자 고다경을 연기한다. 다경은 툭하면 유가족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실수가 잦아 멘토인 지훈에게 구박받기 일쑤지만 넘치는 열정과 끈기로 사건을 헤쳐나간다.
김아중은 "여태껏 했던 연기보다 소리지르고 욱하는 연기들이 많다"며 "나조차 조금 낯설어하면서 연기하고 있는데 선배들로부터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광렬은 권력에 대한 야심을 가진 법의학계의 1인자로 윤지훈과 대립하는 이명한 교수 역을 맡았다.
전광렬은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어 좋다"며 "이번 드라마를 통해 법의관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재조명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강력계 여검사 정우진 역의 엄지원과 강력계의 열혈 형사 최이한 역으로 정겨운도 출연한다.
엄지원은 "시나리오에 매혹됐다"며 "시나리오가 남성 위주로 돌아가다보니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한계가 있는데 우진 역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외에 송재호, 장현성, 안문숙, 정은표 등 탄탄한 배우들이 조연급에 포진했다.
'싸인'은 5일부터 매주 수,목요일 밤 9시55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