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당국의 무차별 사정…정부의 동반성장 압력 이어질 듯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30일 비자금 조성혐의로 검찰로부터 소환통보를 받았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 소환이다. 검찰의 사정한파가 재계의 연말을 더욱 무겁게 만드는 대목이다.
올해 재계는 한화그룹을 포함해 태광그룹, C&그룹이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검찰의 수사는 다른 주요 그룹에게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또 국세청도 이롑적으로 많은 대기업들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여 올 하반기 재계에 대한 사정의 칼날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였다.
김 회장의 연이은 소환에 대해 ‘어떻게든 엮고 보자’라는 검찰의 구태의연한 수사방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검찰은 막무가내다. 재벌 총수에 대한 수사가 해를 넘기게 되자 재계의 마음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동반성장’도 재계의 마음을 억누르는 화두다. 그동안 동반성장은 대기업들이 협력중소업체에 자금위주의 지원책이었다면, 최근 정부가 주도하는 동반성장의 핵심은 중소업체들의 자생력 확보에 그 촛점이 맞춰지고 있다.
청와대 발로 촉발된 동반성장 화두는 정부의 정책으로 이어졌다. 결국 대기업들은 △2차 협력사까지 지원 △사급제도 도입 △상생펀드 조성 △기술이전 등 앞다퉈 동반성장대책을 발표하고 주요 그룹 총수 및 대기업 CEO들이 중소협력사 현장을 직접 찾거나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호응할 수 밖에 없었다.
올 한해 재계를 옥죄는 일들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지난 11월 G20 정상회의와 연계돼 개최된‘서울비즈니스 서밋’은 한국기업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평가된다. 특히 최태원 SK 회장은 국내 기업인들 가운데 유일한 라운드테이블 컨비너(의장) 역할을 담당하며,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에게 한국 기업의 위상을 떨치기도 했다.
재계 총수들의 잇따른 경영복귀도 올해 재계에서 일어난 주요 뉴스 중 하나다.
지난 3월 약 2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필두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LG전자 최고경영자로 복귀하면서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함께 그룹경영의 중추를 담당하게 됐다.
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도 그룹 유동성 위기와 형제간 경영갈등으로 경영일선을 물러난 뒤 15개월 만에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룹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신묘년 새해는 국내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지고 환율, 국제유가, 북한리스크 등 대외적인 경영
환경도 불안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국내 주요 기업들은 경영성과 극대화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투자 및 고용확대 등 내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사실상 국가경제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내 주요기업들에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야 불안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경영성과를 이루고, 정부가 중점추진하고 있는 ‘동반성장’과 ‘공정사회’구현도 실현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