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는 30일 본회의를 열어 서울시의 내년도 예산을 20조5천850억원으로 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시의회는 예산결산위원회의 예산안 심의와 민주당 의원총회가 길어지면서 29일 밤 11시가 넘어서야 예산안이 본회의에 상정됨에 따라 29일 자정까지인 정례회 회기 중 처리하지 못하고 곧 이어 임시회를 소집해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시의회가 의결한 서울시의 내년 예산은 당초 시가 제출한 20조6천107억원에 비해 75건, 3천708억원이 늘어나고 196건, 3천965억원 감소해서 최종적으로 257억원 줄었다.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 695억원, 학습준비물비 지원 52억원, 학교시설 개선 278억원,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 200억원, 공공근로 증원 101억원, 사회적기업 발굴 육성 75억원 등 복지ㆍ일자리 예산이 신설되거나 증액됐다.
국회에서 삭감된 영유아 196만명 예방접종 예산(127억원)과 결식아동 급식지원비(5억3천만원)가 새로 추가됐고 중고생 저소득층 무상급식(163억원)과 경로당 현대화 사업(30억원) 등도 늘었으며 예비비가 765억원 확대됐다.
반면 서해뱃길 사업 752억원과 한강예술섬 조성 공사 406억원, 몽골 울란바토르시 서울숲 조성 사업 26억원, 9988복지센터 건설 99억원, 문화와 예술이 있는 서울광장 15억원, 위험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은 바이오메디컬 펀드 조성 50억원 등은 전액 삭감됐다.
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마케팅 등 서울 브랜드 향상 해외 마케팅 138억원이 깎였고 사업 시기 조절이나 주민 의견 청취가 필요한 재개발 임대주택 매입 212억원과 은평새길 건설 100억원, 강북정수센터 고도정수처리시설공사 200억원 등이 줄었다.
예결위 오필근 위원장은 "민생안정과 서민복지에 필요한 예산은 유지하고 소비성 축제나 행사 예산은 줄이는데 주안점을 뒀고 그 결과 오세훈 시장의 포퓰리즘적 사업인 서해뱃길, 디자인서울, 한강예술섬, 해외홍보 사업은 삭감됐으며 시의원들의 지역사업을 반영할 여지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무상급식 증액 등에 항의하며 반대 발언을 하고 피켓 시위를 벌인 뒤 투표 시작 전에 일제히 퇴장했다.
서울시 권영규 행정1부시장은 오세훈 시장을 대신해 예산을 증액 신설한 사항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시 이종현 대변인은 "오 시장은 시의회에 출석을 거부한 대신 남산 재해대책본부에서 제설대책을 지휘했다"며 "예산을 집행하지 않는 등 법률에 근거해 행정부의 권한을 최대한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