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레쥬르 가맹점주 제보…자작극 가능성 높아
성탄절을 앞둔 지난 24일 발생한 파리바게뜨의 ‘쥐식빵’ 사건의 제보자가 경쟁업체인 뚜레쥬르 가맹점주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두 업체의 모기업인 SPC와 CJ의 라이벌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이 대기업 베이커리 전문점의 과열경쟁이 부른 예고된 사건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SPC의 파리바게뜨와 CJ의 뚜레쥬르는 베이커리 전문점외에도 외식?프랜차이즈업계에서도 유명한 라이벌이다. 두 업체는 가맹점 개설 경쟁은 물론 제품의 품질을 놓고도 매번 설전을 벌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1700여개였던 매장수를 올해 2600여개로 늘었고 뚜레쥬르는 지난해 1200개에서 올해 1400여개로 200개 늘리는데 그쳤다. 지난해 500여개 차였던 격차가 1200여개로 확대됐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파리바게뜨는 연평균 23% 성장하며 뚜레쥬르를 비롯한 경쟁사보다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1위는 업계 리더 자리를 수성하는 게 목적이지만 SPC의 경우 더욱 공격적으로 후발 주자들을 따돌리는 전략을 보이며 경쟁을 더욱 촉발시키고 있다.
두 업체간 경쟁은 점포확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 뚜레쥬르는 CJ제일제당으로부터 사용하는 최고급 밀가루를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회적으로 파리바게뜨가 사용하는 밀가루의 품질을 비판하고 나선 것.
김의열 CJ푸드빌 부사장이 최근 “외형상의 1등은 뚜레쥬르의 최우선 가치가 아니다. 질적 1위를 통해 고객 가치 만족을 높일 것”이고 말했다. 질적 1위를 강조한 것도 외형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 파리바게뜨를 의식한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김 부사장은 “고객은 ‘건강한 빵’을 선호한다”며 제품의 품질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빵의 필수 원료인 밀가루 질을 놓고 벌이는 신경전이 점포 확장 경쟁 못지않게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업체의 치열한 경쟁은 상호비방전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쥐식빵 사건의 제보자가 뚜레쥬르 가맹점 주로 밝혀지자 SPC는 홈페이지에 “인근매장(뚜레쥬르)의 자작극이라는 혐의에 수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는 공지문을 개시했다.
CJ 관계자는 “가맹점주의 자작극이라 하더라도 직영점이 아니어서 법적 책임은 없다”면서도 “SPC측이 이번 건을 계기로 CJ 흡집내기에 나설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CJ와 SPC는 제빵분야 뿐 아니라 커피전문점 등 사업이 겹치는 분야가 많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쥐식빵 사건은 두 업체의 도를 넘는 경쟁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