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반발 "우섭협상자 재차 확인할 것"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이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하고 양해각서(MOU)를 해지했다.
이행보증금 처리 등에 대해서는 협상 권한을 운영위원회에 위임했다. 관심을 끌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부여 여부에 대해선 추후 주주협의회에서 결의키로 했다.
채권단은 지난 17일 주주협의회에 부의한 주식매매계약서 체결 승인 및 MOU 해지 등을 포함한 4개 안건과 관련해 20일 결의요건이 충족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채권단에 따르면 안건 중 주식매매계약서 체결 승인 건은 절대다수의 반대로 부결됐으며 양해각서 해지 건은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에 주주협의회의 결의 결과에 따라 주주협의회 및 공동 매각주간사는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그룹 컨소시엄에게 양해각서의 해지를 오늘 중 통보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또 △이행보증금 처리 등을 포함해 현대그룹 컨소시엄과 원만한 분쟁 해결을 위해 협상할 권한을 운영위원회에 위임하는 안건과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부여 여부에 대해 추후 주주협의회에서 결의하기로 한 안건에 대해서도 각각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모두 가결됐다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주주협의회 기관은 이번 안건의 결의를 통해 현대그룹 컨소시엄과의 현대건설 매각절차를 더 이상 지속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현대그룹 컨소시엄이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할 경우 이행보증금 반환 여부 등 후속조치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기타 현대그룹 컨소시엄이 우려하는 사항 등에 대하여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채권단의 MOU 해지 입장 발표에 대해 현대그룹은 강하게 반발했다.
현대그룹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대건설 인수전의 패자인 현대차그룹의 막무가내식 생떼와 막가파식 협박에 채권단이 굴복해 공정성을 잃어버린 결의를 한 것”이라며 “법과 규정을 무시한 사상초유의 사태로서 현대차에 대한 특혜시비를 불러일으킬 것이고 앞으로 있을 모든 인수합병 건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간택되지 않은 기업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가적 신뢰를 떨어뜨리고 말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현대그룹은 법적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현대그룹은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사법부의 공명정대한 판단으로 현대그룹의 배타적 우선협상자의 지위가 재차 확인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채권단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20일 채권단의 MOU해지 소식에 “채궈단이 법과 입찰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해 주길르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