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금융기관에 거액의 대출 사기를 저지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수산그룹 박모(60) 전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박 전 회장은 회사 손실을 감추거나 이익을 과다계산하는 수법으로 허위 재무제표를 만들어 6개 금융기관에서 993억여원을 부당 대출받거나 지급보증 또는 어음할인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는 또 대출금 가운데 13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박씨는 지난 2004년 10월 예금보험공사의 의뢰로 대검찰청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이 수사에 착수하자 곧바로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지난해 공안에 검거됐으며 범죄인 인도 절차를 거쳐 이달 9일 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합동단속반은 수사 당시 국외도피한 박 회장을 기소중지하고 김모 전 관리본부장을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해 김씨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박 회장은 1984년 수산중공업을 설립하고 1990년대 들어 계열사 10여개를 세우거나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하면서 ‘자금조달의 귀재’로 불렸으나 1997년 외환위기 속에 무리한 사업확장이 몰고 온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결국 부도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