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그린에서 웨지로 잔디를 ‘푹’ 판 간 큰 남자

입력 2010-12-13 13:42수정 2010-12-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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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린에서 샷을 할 수 있나.

그린에서 웨지로 잔디를 푹 팠다. 골프 규칙 위반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사실 그린에서 웨지를 들고 샷을 한다는 것 자체가 보통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플레이다.

아마도 아마추어 골퍼가 이런 일을 자행했다면 그는 당장 골프장에서 쫓겨났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골프대회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종종 그린에서 퍼팅을 할 때 드라이버나 아이언으로 하는 것을 보았을 터.

그렇지만 웨지로 어프로치를 하면서 그린잔디를 ‘푹’ 파보라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린에서 잔디를 푹 파낸 호주오픈 우승자 오길비. AP연합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했다. 지난 5일 호주 시드니에서 끝난 원아시아 투어 호주오픈 최종일 경기.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한 지오프 오길비(33.호주)가 8번홀(파5)에서 큰(?)일을 저질렀다. 세컨드 샷이 잘 맞아 볼이 그린에 올라갔다. 그런데 항공모함 같은 그린에서 핀은 맨 뒤에 있었고 볼은 그린 가장자리에 떨어졌다. 거의 30m가 넘었다. 오길비는 용감하게 웨지를 꺼내 내려찍었고, 파인 잔디는 볼과 함께 날아갔다.

이 광경을 지켜본 골퍼들은 아마도 가슴이 철렁했으리라. 에지에서 어프로치를 하다가 잔디가 조금만 파여도 안절부절 하는데 그린 잔디를 파헤치다니. 오길비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마무리 퍼팅으로 버디를 잡아냈다.

2.거리 표시 나무 밑으로 사라진 볼

볼이 남은 거리를 나타내는 나무 밑으로 들어갔다.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상황. 어떻게 해야 하나.

벌타 없이도 플레이를 했지만 최근에는 벌타가 있다.

매경오픈에서 일. 외국선수가 친 볼이 거리 표시 목(木)에 들어갔다. 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경기위원을 불러 벌타 없이 구제를 받았다. 이유인 즉 외국 투어에서는 이런 표시 목이 없다고 강변. 이것이 받아 들여졌다.

하지만 이제는 안 된다. 국내 여자프로대회에서 같은 상황이 벌어졌는데 벌타를 받았다.

임의로 설치한 죽은 말뚝이라면 빼고 치면 된다. 하지만 생장하는 나무는 다르다. 옮길 수도 없고 뽑아서도 안 된다. 결국 볼을 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언플레이어블(unplayable) 볼’을 선언하고 1벌타를 부과 받은 뒤 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깃대보다 가깝지 않은 곳으로 2클럽 이내에서 드롭하고 플레이를 속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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