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개방의 역사' 일본에 역전

입력 2010-12-0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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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타결을 보면서 일본을 떠올리게 된다. 일본은 1867년 메이지유신을 통해 개방을 시도하면서 근대화 발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일본은 서양 문물을 먼저 받아들이면서 아시아 맹주 국가로 자리를 잡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쇄국정책을 쓰면서 약소국으로 전락, 주변 강대국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우리나라는 동북아시아에서 미국과 FTA를 체결하는 최초의 나라로 EU와 인도 등 거대 경제권과도 동시에 맺게 된다. 한미FTA 체결로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일본은 한미FTA 타결 소식에 수출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난리다. 일본은 이러한 위기의식에서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추진하고 있지만 농산물 분야까지 개방해야 해 자국내 농업계의 반대를 넘어설 지 불투명하다. 실제 TPP 참여국들은 대부분 농산물 수출국으로 일본 농업계에 대한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 TPP에 일본이 참여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기존 참가국들이 심사해 받아들여야 가능하다.

일본은 휴대폰 등 시장에서 ‘갈라파고스 섬’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섬 같은 시장을 형성해 왔다. 일찍이 휴대폰 이용이 활성화된 일본이 정작 세계 시장 점유율에선 크게 뒤쳐진 것도 내수용 제품과 기술개발에 머무르면서 자연히 세계 수준과 멀찍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독특한 특성 때문에 일본은 FTA 체결에서 한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다.

약 150년 전 시장개방에서 뒤져 일본에 강점을 당하기도 했던 우리가 일본에 앞서 교역의 문을 활짝 였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FTA를 체결한 것이다. 한미FTA를 계기로 ‘태평양 경제공동체’에서는 한국이 일본에 150년을 앞서기를 바라는 것은 기자 혼자만의 생각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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