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셰, 매입 확대 시사...2일 EU 회의서 결정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 국채매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리셰 총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현 단계에서 ECB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는 진행 중이며 오는 2일 유럽연합(EU) 22개국 대표들이 이에 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는 다만 유로존 국가 정부들의 공동 국채발행 가능성은 배제했다.
지난 5월부터 가동된 ECB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은 악셀 베버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ECB내에서도 이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ECB는 그동안 국채매입 프로그램에 따라 국채 670억유로(약 77조450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시장은 유로존 위기를 해소할 구원자로 ECB에 대한 의존도가 커져 ECB의 개입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왔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유로존 다른 국가들로 번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ECB가 국채매입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고 FT는 풀이했다.
트리셰 총재는 "투자자들이 유로존 각국 정부의 결정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유로존의 재정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로존은 놀라울 정도로 강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아일랜드 구제금융은 EU가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신문은 전했다.
빌렘 뷰터 씨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개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뷰터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ECB가 유로존 정부들의 지원을 받아 새로 마련된 유럽 구제금융기금에 2조유로를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게리 젠킨스 에보솔류션증권 채권부문 대표는 "ECB가 1조~2조유로 규모의 국채매입을 통해 실질적인 양적완화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정치적인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문제지만 즉각적으로 방화벽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