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출신의‘늦깍이 프로’ 박성자(45.캘러웨이)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니어 상금왕에 올랐다.
박성자는 올 시즌 열린 센추리21CC-볼빅 시니어 투어 10개 대회에서 4승(3, 5, 7, 10회)을 거둬 총상금 4천776만원을 획득해 통산 3번째 상금왕(2007, 2008, 2010년)을 확정했다.
박성자는 주니어 골퍼 출신이 아니다. 육상을 비롯해 배구,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를 했지만 골프와는 무관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골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이화여자대학교 체육학과 3년 때. 가정형편상 대학진학을 포기했다가 기대 없이 넣은 대학은 합격통지서로 변했다. 이것이 그를 골프인생으로 바꿔 놓을지 몰랐다.
“대학요?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합격통지서를 받고 보니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업을 이어갔죠.”
어려운 형편에 어떻게 골프를 했을까. 우연히 다가왔다. 학과 특성상 골프를 접할 기회가 찾아 왔다. 물론 골프클럽을 살 엄두도 못 냈다. 이런 형편에 연습장을 등록해 골프를 배운다는 것은 꿈도 못 꿨다. 그런데 기회가 왔다. 성북동에 거리 40야드밖에 안 되는 연습장에서 청소를 해주는 대신 볼을 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선배 프로들한테 무료 레슨도 받았다.
골프를 배우면서 여주CC에서 캐디도 했다. 이것은 골프를 업으로 하는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사실 박성자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8개월의 만삭의 몸을 이끌고 정규 투어에서 우승한 것이다. 1998년 일이다. 프라자CC에서 열린 오필여자오픈.
“당시 라운드를 한다는 자체에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우승은 생각지 말고 대회에만 나가도 상금을 탈 수 있으니 나가보라. 건강에도 좋고 아이를 위한 선물도 될 테니까’라는 남편의 조언(?)에 필드에 나갔다. 그것은 운 좋게도 우승선물이 됐다.” 92년 한주엘레세오픈에 이어 두번째 우승이다.
그런데 우승은 했는데 무일푼. 오히려 적자가 났다. 우승 기념으로 파티까지 열었는데 대회 추최측인 오필오픈 스폰서가 부도가 났다. 결국 상금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먼 훗날 협회 배려로 매달 조금씩 상금의 일부를 받았다.
“기분 좋죠. 정규투어도 나갈 수 있으니까요. 정규투어에서 다시 우승한번 해보는 것이 소원입니다.”
그는 볼빅의 4피스 비스타 iv를 사용한 소감에 대해 “볼빅 볼은 비거리와 스핀력 모두 마음에 든다. 처음 볼빅 볼을 사용할 때 국산 브랜드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지만, 계속 사용하면서 믿음이 생겼다. 특히 퍼팅 할 때의 안정감이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한편 박성자는 이번 상금왕 자격으로 내년 정규투어에 4번 출전할 수 있다. 상반기 2개, 하반기 2개 대회를 골라서 갈 수 있다.